코로나19 여파…‘가정 폭력’ 급증
한인들, 실직 등 스트레스에 상담 요청
아이들도 학대·방치에 그대로 노출
“가정 폭력 핫라인 통역 서비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택대피령(shelter-in-place order)이 시행 중인 가운데,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가정폭력 사건이 증가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당초 자택격리령 관련 기자회견에서 “애틀랜타의 한 지역 병원에서 가정폭력 사건이 15% 증가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위기에 처한 아이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알고 있다면 조지아 가족 및 아동 서비스부에 연락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조지아가정폭력반대연합의 얀 크리스찬슨 국장도 “조지아의 가정폭력 문제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인 상담기관 관계자들은 최근 배우자나 동거인의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호소하는 한인들의 상담 전화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임금 삭감, 실직 등으로 인해 생활고를 겪으면서 술에 의존해 폭행을 일삼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주 전역에 내린 휴교령으로 자녀들이 폭력 현장에 함께 있으면서 더 심각한 상황이 초래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국가정폭력대응연합(NCADV)의 루스글렌 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와 그 자녀들의 최소한의 도피처가 사라졌다”면서 “자택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가정폭력 행사자의 통제권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피치트리 코너스에 있는 정신건강상담기관 라이스상담교육연구소의 데이빗 김 대표는 “자녀들의 경우 연령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어린이들은 부모가 폭력을 행사할 때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면서 “이것은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가정 폭력을 당했을 경우 힘들겠지만 피해자가 용기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피해자가 스스로 ‘세이프티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1분 안에 도망갈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운전면허증, 뱅크 카드, 캐쉬, 중요한 서류 등을 한 곳에 모아 놓았다가 폭력이 일어나는 즉시 나갈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면서 “부끄러워하지 말고 이웃에 피해 사실을 알려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전했다.
조지아는 현재 가정폭력 핫라인(1-800-334-2836)을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가정폭력 핫라인의 경우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언어가 안 통한다고 걱정하지 말고 반드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인 상담 문의 404-512-0886, 조지아 가정폭력 핫라인 1-800-334-2836.
배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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