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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 스님, "행복도 불행도 모두 내가 만드는 것"

‘나는 없다’에서 깨달음 시작


불교에서 수행의 궁극적인 목표는 깨달음(반야·열반)이다. 인간은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을 가지고 있어 수행해 깨달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불교의 핵심 진리다. 이는 ‘나는 없다’(무아)를 바로 아는데서 시작한다. 사람들은 ‘너 때문에’라며 상대방에서 원인을 찾지만 깨닫고 보니 모든 것이 다 내가 저지른 것으로 이를 아는 사람이 깨달은 사람이다. 즉 행복도 불행도 모두 내 안에서 내가 만드는 것으로 불교는 수행을 통해 이를 깨닫는 종교다.

올해는 불기 2558년으로 6일이 부처님 오신날(음력 4월 8일)이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대한불교 조계종 시카고 불타사(주지 스님 현성)가 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점등식·제등행렬·불타예술제와 봉축 법요식을 봉행한다.

불교 최대의 명절을 앞두고 한기를 느낄 정도로 쌀쌀한 봄비가 내리는 1일 오전 불타사에서 현성 스님을 만났다.

현성 스님은 먼저 세월호 참사에 대해 “대형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이를 대처하는 게 부족한 것은 한국이 경제적으로 급성장했지만 경제적인 여유를 어려운 이웃과 나누기보다 이를 이용해 자신이 누릴 것만 찾기 때문”이라며 “이는 중생들이 정서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서는 종교적 기반이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회의감으로 종교를 이탈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그러나 종교 전성기때보다 사회질서가 더 문란해졌다. 이는 종교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IT발달과 경제적인 풍요속에서 세월호 참사 같은 사건·사고, 불안·초조, 긴장 속에 살아가는 현대의 삶을 현성 스님은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된 결과로 “이로 인해 사람이 이기적으로 전락해 버렸다”고 말했다.

현성 스님은 “자기의 권리만을 주장하다 보니 부부 사이뿐만 아니라 부모와 자녀, 선생님과 학생과의 관계도 자신의 이로운 것만 생각하는 좁은 눈, 즉 좁은 인권을 주장하는데서 가정과 사회의 근간이 무너졌다”며 “좁은 눈의 인권으로 인해 종교도 뒤로 물러나게 됐다. 종교를 다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를 다시 살리는 것에 대해 현성 스님은 ‘행동’을 꼽았다.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에 관계 없이 자신이 믿는 종교를 섬기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데서 세상의 각종 문제를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교 신자의 경우 세속적인 욕망의 성품도 있지만 부처님과 똑같은 성품 등 2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현성 스님은 “불자는 이 성품을 잘 관찰하면 지금 내가 숨쉬는 것까지도 부처님께서 조절해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부처님 마음에 따르다보면 부처님 닮은 사람이 되어 세상적인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갈등과 문제는 옳고-그름, 좋아함-싫어함 등 자신의 기준에 의해 발생하며 이를 해결함에 있어 상대방이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가지고 접근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준이 있어야 되지만 그 기준이 없어져야 한다”며 “내 기준은 늘 같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된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가 몰라 문제가, 갈등이 발생한다. 상대방, 바뀐 세상에서 맞는 기준이 생겨야 한다. 내가 너한테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것을 비현실적이지만 불교 중에서 ‘나는 없다’(무아)에서 찾을 수 있다.

현성 스님은 “이 말은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뜻”이라며 “전체가 연결되야 무엇인가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내가 누리는 좁은 인권이 아니라 전체가 어우러져 행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 여기에 나를 연결시키는 것이 ‘무아’”라고 말했다.

즉 “나만 지키고 유지시키려는 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전체가 편안하고 행복한 ‘불국정토’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의지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불타사와 현성 스님의 인연은 지난 2002년 시작된다. 서부에서 동부로 가는 여정 중 당시 주지 스님이 부재 중이던 불타사에 잠시 머무른 것이 시카고 불자들과 인연이 됐다. 이후 무설전을 중심으로 증축·개축으로 불타사의 현재 모습을 갖춘 뒤 2007년 보원 관음전과 동방교육관을 세웠다. 2011년에는 무설전에 나눔을 통해 행복을 얻기 위한 포대보살과 한국의 산과 사찰, 봄·여름·가을·겨울 4계절 그리고 일주문을 세우는 벽화 불사 작업을 통해 생활불교를 중심으로 한 포교에 힘쓰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불교의 호법신들을 모신 신중탱화를 무설전에 모셔 불자들의 깨달음을 돕고 있다. 또 불자들의 광명을 위해 보원관음전에 모신 관세음보살상을 개금불사했다.

한편 불타사는 3일 오후 6시반 부처님 오신날 전야제 행사로 점등식과 제등행렬을 거행한다. 불타예술제는 오후 7시부터 시작된다. 봉축법요식은 4일 오전 10시부터 보원 과음전에서 봉헌된다. 임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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