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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천국의 소망, 부활의 소망’ 그리고 ‘그 간절함’

은혜 아빠

“사랑하는 여부야,
우리가 함께하는 여보의 첫 생일이네요. 오빠같이 한없이 부족하고 바보 같은 사람에게로 와 줘서,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웃고, 같이 울어줘서, 나는 하나님께 그리고 당신께 너무 고맙습니다.
많은 것을 약속할 순 없지만 내 모든 것을 다 드려 당신만 평생 사랑하겠습니다. 하나님께서 너무 너무 사랑하시는 딸 지미경님, 생일을 진심으로 마음다해 축하해요. 당신의 남편이어서 나는 행복합니다. 사랑해요, 영원히…“ From 당신의 반쪽 콩이 아빠



이 글은 결혼한 지 이제 일 년이 채 되지 않았고, 아내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남편이자, 6주 후면 태어날 귀한 첫 아기 콩이(태명, Irene)를 기다리는 맘 따뜻했던 아빠였던 고 장재웅 형제가 그의 사랑했던 아내 고 지미경 자매에게 사고가 나던 바로 전날인 사랑하는 아내의 생일(2월9일)에 정성스레 써서 전한 사랑의 손편지 입니다. 지금 그들은 천국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고 그토록 갈망했던 하나님 곁에서 그분만을 찬양하며 행복해 하고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지난 2월 10일 늦은밤, 중앙선을 넘어온 음주운전자의 차량은 피할 틈도 없이 사랑하는 한 가족이 타고 있던 차량을 덮쳐 모든 생명을 앗아가고야 말았습니다. 그렇게 이 곳에서 주님의 사랑을 전하며 살아가고자 했던 한 부부는 뱃속의 아기와 함께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그들이 살았던 작은집은 타일러 한인침례교회 청년들과 찬양팀 지체들의 사랑방이었습니다. 집안 곳곳에서, 그리고 교회 곳곳에서 그들의 섬김과 사랑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교회 개척멤버로 함께 했었던 미경 자매 부모님, 그리고 남동생 부부와 함께 동행하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함께 마음 아파하고, 함께 곁에서 울어주는 일 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추모예배에서도 의연하게 천국의 소망을 말씀하시며 오히려 우리를 위로해주시던 미경 자매 아버지께서 사랑하는 딸과 사위의 유골함을 들고 한국으로 가시기 전날 밤, 조용히 제가 묵는 숙소방으로 찾아오셨습니다.

“은혜 아빠가 같이 있어줘서 큰 위로가 됐어. 고마워… 난 이제 천국을 꼭 가야 할 이유가 생겼네. 사랑하는 우리 미경이, 재웅이, 그리고 콩이를 꼭 만나야 하니깐... 남은 삶 천국 바라보며 잘 살아야겠어. 3월 15일에 콩이 태어나면 그때 볼려고 여기 올라고 했는데 좀 시간이 늦어지겠네…”

잔잔한 미소로 제게 담담한 심정을 말씀하시던 미경 자매 아버지, 그러나 잠시 후…

“그런데 우리 애들 너무 너무 보고 싶다. 나 어제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미경 엄마 손 붙잡고 펑펑 울었어. 너무 보고 싶어서… 우리 사랑스런 미경이, 재웅이, 콩이….”

그날 밤, 우린 그 작은 방에서 함께 조용히 흐느끼며 울었습니다. 주님의 위로하심을 간절히 바라며 사랑하는 미경이, 재웅이, 콩이를 향한 그리운 마음을 꾹꾹 담아서 말입니다.



그렇게 그들을 떠나 보낸 지 한달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사망진단서를 받고 달라스 출장소에서 한국어 공증을 받고 서류를 부모님께 보내드렸고 3월 10일 늦은밤, 한국시간으로는 11일 오전이었던 그 시간, 부모님께로부터 서류를 잘 받았다며 감사의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은혜 아빠 아이들 서류 잘 받아서 사망신고도 잘 마쳤어. 고마워. 그런데 참 마음이 이상하네. 원래 오늘(11일) 콩이 태어나면 산후 조리 차 우리 부부가 아이들한테로 가기로 한 날이었는데, 이날 아이들 사망진단서가 도착하니깐 참 마음이 이상하네. 기도 부탁해도 될까?”

문자메시지를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나라에서 그들도 이 땅에 남아있는 그들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구나’라고 말입니다.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그곳 천국, 그 천국의 소망, 그리고 우리가 주님과 함께 부활하여 그분과 함께 영원한 삶을 살아갈 그 날을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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