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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스푼굿피플]‘라 꾸까라차’와 ‘그링고’

라틴아메리카 3대 혁명이 멕시코, 쿠바, 니카라과에서 있었다.

아스떼까와 마야 문명의 발상지인 멕시코는 1521년 ‘꼬르떼스’에 의해 정복당한 뒤 1821년 독립할 때까지 300년 동안 스페인 식민지배를 당했다. 독립 이후 국론은 사분오열되었다.

연방파, 중앙집권파의 갈등과 내분, 카우디요(지방 호족)와 대농장주, 외국 자본의 지배하에서 시민 대부분이 소작농, 노동자로 전락했다. 전국적으로 혼란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다. 그 여파로 1848년 미국과의 영토 분쟁에서 패배했다. 텍사스, 뉴멕시코,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등을 빼앗겼다.

뽀르피리오 디아스(Porfirio Diaz) 대통령의 30년 독재에 항거하기 위해 혁명의 도화선에 불을 붙힌 인물이 북부군 사령관 빤초 비야(Pancho Villa)와 남부군 사령관 에밀리아노 사빠따(Emiliano Zapata)였다.



당시 농민 혁명군들이 혁명 가요처럼 불렀던 노래가 ‘라 꾸까라차’다. 스페니쉬로 ‘바퀴벌레’라는 뜻으로, 멕시코 전통 빤초 옷과 모자를 쓰고 무리를 지어 행군하는 모습이 흡사해서다. 마치 잡아 죽여도 끊임없이 또 나타나는 바퀴벌레 같은 끈질긴 생명력이 있어서, 빤초 비야(Pancho Villa)가 타고 다니던 새까만 닷지 자동차 모양같다고 해서 붙여진 노래다.

‘라 꾸까라차’의 주인공 빤초 비야의 본명은 도로떼오 아랑고 아람불라(doroteo Arango Arambula)다. 1878년 산후안 델리오 아시엔다 빈농 가정에서 5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누이 동생을 욕보인 농장 주인을 살해한 후 가출해 북부 산악지대로 들어가 의적이 되었다.

1910년 15명의 농민들과 합세해 혁명군을 조직했고, 신출귀몰한 게릴라 전으로 혁혁한 전과를 이루자 6개월만에 1만 명의 부하를 휘하에 거느린 북부지역 총사령관이 되었다. 미국의 우드로 윌슨 행정부가 독재자를 비호했기에 혁명이 실패했다고 판단한 그는 접경도시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1916년엔 열차를 타고 가던 16명의 미국인 기술자들을 살해했다. 또 뉴멕시코 주 콜럼버스에 주둔한 미국 기병대를 급습해 살인과 약탈을 자행한 뒤 멕시코로 줄행랑을 쳤다. 이에 미국은 존 퍼싱(John J. Pershing) 장군과 1만 2000명의 기병대를 멕시코 내륙 깊숙히 파병해 장장 10개월에 걸친 추격 작전을 벌였다.

막강한 군사력에 감히 상대할 수 없었던 멕시코, 휘하의 많은 병사들이 살해되었지만 빤초는 가까스로 피신할 수 있었다. 토벌이란 미명하에 주권 국가를 종횡무진 헤집고 다녔던 미군을 향해 푸른색 제복을 입은 자들은 ‘집으로 가라’ (go home)는 의미에서 ‘그링고’ (Gringo)라 불렀다. 이 말은 후에 ‘미국인’을 가리키는 속어가 되었다.

미국 시민들의 안보, 주권, 불법 이민과 마약 밀매를 차단하기 위한 국경 쌓기와 주 방위군을 투입하려는 계획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첨단 과학 장비와 가공할만한 무기를 지니고 순찰과 체포 임무를 수행할 수천명의 그링고 등장에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이 숨죽인채 주목하고 있다.

빤초 비야는 빈자들, 농민들, 소외계층들에게 나누길 즐겨했다. 자신의 농토를 병사들에게 나눴고, 농장 안에 병원, 가게, 교회, 우체국, 학교 등을 짓고 함께 어울려 사는 공동체를 만들려고 애썼다. 어른이 되어서야 간신히 자기 이름을 쓸 수 있었던 그가 “멕시코 혁명이 완성되는 길은 교육 뿐임”을 강조했다. 국경을 사이에 두고 쌓여만 가는 갈등과 반목이 ‘라 꾸까라차’를 힘차게 부르는 것으로 해소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문의: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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