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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후무한 명작은 뿌리에서 나옵니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워싱턴 공연 앞두고 단독 인터뷰
16일 오후 5시 와싱톤중앙장로교회

천상의 선율로 세계 무대를 휩쓸고 있는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사진)가 워싱턴에 도착, 14일 하얏트 덜레스 호텔에서 본보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박지혜는 독일에서 태어나 칼스루헤 국립음대를 최우수로 졸업했고 카네기홀에서 한국인 최초로 시즌 개막주간 독주회를 열었다. 독일 정부는 박지혜에게 1730년산 국보급 바이올린 ‘페트루스 과르네리’를 사용하게 해줬고, 미국의 세계적 인물 강연 프로그램 ‘테드(TED)’는 그녀를 초청 연사로 세웠다. 2011년 박지혜는 ‘대한민국을 빛낸 존경받는 한국인 대상’을 수상했다.

박지혜는 16일(일) 오후 5시 와싱톤중앙장로교회(목사 류응렬) 콘서트를 앞두고, 워싱턴 한인들에게 줄 선물을 소개했다. 박지혜는 “성탄절을 앞두고 아기예수 탄생을 기뻐하는 가스펠을 연주할 것”이라며 “비발디의 4계 중 겨울, 아리랑 등 곡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연주가 ‘천상의 선율’로 불리는 이유는 관객들에게 쉼과 위로를 선물하기 때문이다. 박지혜는 “콜린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등 리더들 앞에서 연주할 때가 많은데, 나는 그들에게 무언의 위로를 전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한다”며 “리더의 자리에 있으면 아픔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도 못하고 어려움이 더 많을 것이다. 내 연주를 듣고 낙심과 절망이 떠나가고,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혜는 바이올리니스트의 세계적 최정상에 오르기까지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 매일 16시간 가까이 되는 연습량 등 여러 어려움에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박지혜는 “지금은 16시간씩 연습하지는 못한다. (웃음) 밥 먹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아껴서 연습했고, 누구보다 시간을 열심히 아낀 시간의 구두쇠로 살았다”며 “틈새 시간을 사용하는 습관이 있다. 차에 타고 이동하는 시간에도 연습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미국에서도 시간을 아껴서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삶에는 열매가 있다고 격려했다. 박지혜는 “하루종일 공부에 몰입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사정상 아르바이트를 하고 가정을 돌보면서 공부하는 분들도 있다”며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비전을 향해 나아가는 분들의 열정과 투쟁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박지혜는 워싱턴 한인 차세대들에게 한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신도 독일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한국어를 잘할 수 있어서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지혜씨 부모님은 그녀가 한국어를 잘할 수 있도록 초등학교 때 한국으로 유학보냈다. 독일로 돌아온 그녀는 독일에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다. 박지혜는 “독일의 한인 이민자 가운데서도 자녀가 완전히 ‘독일인’으로 살아가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 자란 자녀는 어른이 돼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된다”며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게 해주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인이라 말할 수 있는 애국심을 심어주고, 모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게 도와준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16일 공연에서 ‘아리랑’을 연주하는 것도 뿌리의식의 영향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은 아리랑을 들으며 한국에 대한 벅차오르는 감정, 자랑스러운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드보르작의 음악이 더 유니크한 것은 가장 체코답기 때문이다”라며 “전무후무한 음악을 내려면 한국인 뿌리를 바탕으로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며 “2세를 키우는 분들은 자녀가 자신의 뿌리를 잃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혜는 신앙인이다. 그녀는 자신이 가장 약할 때에 하나님의 도움을 받고, 축복의 통로가 된다고 말했다. 박지혜는 “힘들고, 낙심되고, 자책하면서 자괴감에 빠져들 때가 있는데, 신앙의 힘으로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흥겨운 연주를 앞둔 상황에서 사소한 문제나 실수로 마음이 낙심될 때가 있는데, 하나님의 도움으로 극복한다”고 말했다. 박지혜의 비전은 음악인의 틀에서 벗어나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다. 그녀는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에도 힘쓰고 있다. 민족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외고조부인 전봉준 녹두장군의 영향도 있다. 구체적으로 그녀는 베를린과 라이프찌히, DMZ, 워싱턴 등에서 바이올린으로 한국음악을 알리는 평화혁명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박지혜는 “더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징적인 도시에서 우리음악을 바이올린으로 알리고 싶다. 정치적이 아닌, 오로지 음악으로”라고 말했다.


심재훈 기자 shim.jaeho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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