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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융자에 발목 잡힌 주택시장

대학졸업자들 대출 부담 눈덩이…집구입 엄두 못내
전체시장서 첫주택구매자 비중 33%…28년만에 최저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지만 최근 주택 시장에서 첫 주택 구매자의 비중은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밀레니얼 세대의 시장 진입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대목이다.
 
최근 여론조사결과 18~34세인 이른바 밀레니얼(millennials) 세대의 56%는 5년 이내에 내 집을 마련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학자금 대출이다.

대학 졸업 후 변변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서 대출한 학자금 갚기도 버겁고, 특히 다운페이먼트를 할 능력이 없다 보니 주택 시장에 뛰어들 여력이 없는 것이다. 학자금과 주택시장의 함수 관계를 알아본다.

 ◇학자금 현황=연방소비자금융보호국(CFPB)는 2013년 5월 현재 미국 내 학자금 융자 규모는 1조 2000억 달러로 추산했다. 문제는 최근 대학 등록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학자금 대출 규모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말에서 2013년 중순까지 2년 동안 학생들의 학자금 빚은 무려 20% 증가했다. 전적으로 빚이기도 한 학자금 대출 증가율은 신용카드 빚보다도 10배 늘었다. 이 기간 신용카드 빚은 고작 2% 증가에 그쳤다. 학자금 대출액은 주택 모기지 융자에 이어 가구당, 또는 개인이 진 빚 가운데 미국내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2013년 현재 대학 졸업생의 3분의 2는 학자금 대출을 떠안고 있다. 2년제 칼리지와 4년제 대학을 기준으로 평균 대출금은 2만 7000달러가량이다.
 
학자금 대출금 규모가 이처럼 커지다 보니 상환 연체율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자료를 인용, 전체 학자금 대출금 중 17%는 최소한 30일 이상 연체하는 등 일반인의 생각보다 2배 이상 많다고 보도했다. 특히 학자금 대출의 50%는 상환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을 받은 학생들이 여전히 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납부를 시작하기 전인 유예 기간이라고 밝혔다.
 
저널은 학자금 대출 상환일이 시작된 이들 중 연체율은 31%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자동차 융자에 따른 연체율 8%보다도 4배 이상 높은 수치다.
 
◇주택 시장에 미치는 영향=경제학자들이나 대부분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학자금 대출금 연체율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택시장에서 차지하는 첫 주택 구매자 비중이 2011년 40% 이하로 내려오기 시작해 작년에는 33%까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의 엔진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3%는 지난 198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지난 2월 부동산 시장에서 첫 주택 구매자의 비중은 29%에 불과했다. 30% 선도 무너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연관성이 반드시 그렇다는 인과율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인구통계학적으로 보면 학자금 대출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전형적인 첫 주택 구매자라고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 직장을 가지고, 학자금을 갚으면서 처음으로 내 집 마련까지 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작년 9월 존 번스 부동산 컨설팅사의 보고서를 토대로 학자금 대출이 전국적으로 매년 8%의 주택 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연봉 4만 4000달러의 직장인 중 매월 학자금으로 250달러를 내는 이의 주택 구매력이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문제는 40세 이하 학자금 대출을 가지고 있는 이들의 월 학자금 상환액은 250달러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05년보다 22%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학자금 상환액이 월 500달러를 넘어서면 30만 8000건의 주택 구매 건수가 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행정부 경제 정책 자문회의 의장을 역임한 하버드 대학의 래리 서머스 교수도 주택 시장의 회복속도가 늦는 이유 중 하나는 주택 소유 욕구가 제한된 것인데 이는 학자금 융자와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학자금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연방준비제도 일부 경제학자들은 2004~2010년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학자금 대출금이 있는 이들의 주택 구매는 빚이 없는 이들의 주택 구매보다는 조금 늦지만 결국은 내 집을 산다고 주장했다. 35세를 기준으로 빚이 있고 없고 간에 주택 소유 비율은 엇비슷하다는 주장이다.
 
학자금 상환과 부도 현황도 자세하게 따져보면 큰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뉴욕 연방준비제도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4년 12월 현재 5000달러 이하의 학자금 대출을 한 이들 중 3명 가운데 1명이 부도(default)를 냈다고 밝혔다. 5000달러 이하는 전체 학자금 빚의 21%를 차지한다. 연준은 그러나 대출금이 10만 달러를 넘어서는 이들의 부도율은 17.6%로 낮다고 강조했다. 학자금 대출 규모가 클수록 꼬박꼬박 잘 갚는다는 것이다.
 
연준은 이를 적은 대출금은 잘 갚지 않는다는 성향으로 분석했다.
 
5000달러 이하의 학자금 대출은 계절 학기나 학위 없는 과정을 수료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기간을 마치더라도 괜찮은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소득이 낮아 학자금 갚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료증은 학사 학위 이상자와는 달리 일자리나 봉급과 연계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학자금 대출금이 많은 이들은 석사나 전문학교를 나와 의사나 변호사 등 고액 연봉 직장에 취직한다. 갚을 여력이 더욱 커진다는 주장이다.
 
뉴욕 연준은 이에 따라 학자금 빚이 많다고 해서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첫 주택 구매자들의 비중이 낮다고는 하지만 이들이 조만간에는 주택시장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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