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발언대] 역사의 거울은 진실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세상의 수레바퀴는 적당히 굴러가고, 거짓이 살아남는 것 같아도 역사는 진실하고 조용하면서도 냉정하게 참과 거짓, 것과 속을 분명하게 가름하면서 굴러간다. 역사의 맷돌은 정확하게 간다는 뜻이다. 당대에는 절대 권력에 의하여 역적으로 몰렸던 사람이 후일 충신으로 증명되고 복권 사면되는 사례가 바로 이것이다.

조선 세조시대 역적으로 몰려죽은 사육신이나 중종시대 반대파들의 저항에 밀려 사약을 받고 죽은 정암 조광조 같은 분들이 이에 속한다. "이몸이 죽어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 성삼문이나 조광조의 유시 '임금 사랑하기를 어버이 사랑하듯이 하였고, 나라 걱정하기를 내 집 걱정하듯이 하였네, 밝은 해가 이 세상을 내려다보니, 일편단심 내 충심을 더욱 밝게 비추네'의 충성심이 그리운 오늘이다.

요즈음 정치권의 실태를 보면 국내외 할 것 없이 책임감은 겉핥기식이요, 선전은 과대 망상적이다. 역사가 본시 약육강식, 우승열패, 적자생존의 도가니라고는 하지만 해도 너무들 한다.

일찍이 문명 비평가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 속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긴 민족들에게는 '진실한 국민성, 굳건한 단결력, 왕성한 활동력이 있었다고 역설하였다. 그리고 작고하신 안병욱 선생께서는 집안에서는 세 가지 소리가 들려야한다고 말씀하셨다. 첫째는 아이 우는소리, 둘째는 글 읽는 소리, 셋째는 일하는 소리가 그것이다. 그는 철학자요 교육자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 받았고 흥사단 단우로서 도산 안창호 선생의 진실 정신을 선양하기에 힘썼다.



나는 대학시절 철학자 안병욱, 김태길, 김형석 교수를 존경하였고 그분들의 저서를 탐독하면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인간은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운명이 뒤바뀐다. 이는 마치 미국으로 이민을 올 때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공항으로 픽업을 나오느냐에 따라 그의 직업이 결정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민족이 일본에 국권을 빼앗겼을 때 이를 찾기 위한 주창이 독립선언서였고 여기에는 조선의 독립국임과 자주민임이 역력히 각인되었다. 또 녹두장군 전봉준이 동학혁명을 일으킬 때 그 기치는 보국안민(輔國安民), 광제창생(廣濟蒼生)이었다. 역사 속에서 성공한 사람에게는 성공한 노래가 있고, 실패한 사람은 실패한 사유와 연유가 있다. 부단한 역사 속에서 승리하려면 피땀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정든 고국을 떠나 낯선 이국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이민자들이다. 우리가 엉겅퀴를 심으면 우리의 후손들은 엉겅퀴를 거두며 손을 찔려 원망할 것이고, 단감나무를 심으면 달게 따먹으며 감사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이 역사 속에서 책임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정용진 / 시인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