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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공감] 믿음의 조율

내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분야는 주로 소리와 관련이 있다.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음성인식은 물론이고, 음향과 음악 등의 소리와 관련된 넓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여러 악기를 배우고 즐겼던 것이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원동력 중의 하나일 것이다. 비록 프로 음악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여전히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을 즐거워하며 거의 유일한 취미생활로 삼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어린 시절에는 대부분의 악기에 음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조율 장치가 있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다.

왜 처음부터 정확한 음정이 나도록 고정해버리지 않고 연주할 때마다 조율해야하는 귀찮은 과정이 필요하게 만들었을까 궁금했다. 소리의 높낮이가 주변 온도나 습도의 작은 변화에도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데 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리의 믿음도 악기와 같아서 주변의 환경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는 성경 말씀은 우리의 믿음을 뒤돌아보면 우리와는 다소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믿쑵니까-아멘"으로 대표되는 집단 최면에 가까운 외침이나 세속 정치의 도구로 전락해버린 신앙은 차치하더라도, 나 자신의 믿음은 얼마나 약하며 초라한가. 어떤 순간에는 세상의 모든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듯이 의기양양하다가도, 아주 작은 시련에도 쉽게 넘어지는 것이 바로 나의 믿음이 아니었던가.

소리굽쇠로 악기를 조율하는 것처럼 말씀과 기도로 연약한 믿음을 바로잡는다고는 하지만, 바른 믿음을 가졌다며 자신 하는 사람일 수록 엉뚱한 소리굽쇠를 들고 두드려 대는 경우가 많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다행이도 구원은 변하기 쉬운 우리의 믿음이 아니라 변하지 않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함에 기반한 것이다. 밝아온 새해에 쉬 변하는 우리의 믿음을 돌아보며 조율하는 작업도 어느정도는 유익함이 있겠지만, 그보다 먼저 그리스도의 신실함에 의지하는 것에 더 힘을 쓰자. 올바른 조율기도 없이 어떻게 조율을 할 수 있겠는가.


김사무엘 / 박사·데이터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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