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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비전을 현실로 -두바이 아부다비 여행기(3)

아부다비에 있는 Zayed Center에서 본 기록영화, 사막 텐트 안에서 아버지가 어린 아들에게 조국의 발전사를 설명하고 있었다. 붉은 천 위에 한 줌의 진주가 쌓여 있다. 사방에 보이는 것은 광활한 모래밭. 유목민들은 낙타를 타고 물을 찾아 헤매었다. 오아시스를 발견하면 물을 지키기 위해 성을 쌓고 망을 보았다. 1971년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난 후 세이크자이드는 아들과 함께 사막에 기적을 이룩할 꿈을 꾼다. 불모의 땅에 사람과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세계 최고를 건설해야 했다.

이번 여행에서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중동 최고” “세계 최고”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Burj Khalifa(124층), 세계에서 제일 큰 실내 쇼핑센터, 세계 최대의 금 시장, 세계 제일의 인공 마리나와 인공 섬, 심지어 제일의 인조 카펫까지 자랑하고 있다. 이들은 왜 ‘세계 제일’을 고집했을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했을 것이다. 아랍 에미리트의 거의 모든 것은 지난 약 20년에 건축되었다. 2000년경부터 현대화를 시작, 2008년 세계 경기의 한파로 주춤했다가 약 10년 전 큰 사업을 완성해 나갔다. 아부다비의 대회교 성전, 리틀 루불, 최고로 높은 건물 등은 신축 물이다. 디너 유람선을 타고 화려한 불빛을 발하는 고층건물을 대하다 보니 맨해튼에 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여행하면서 지나가는 차와 건물을 보면 그 나라의 경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몇 년 전 하바나를 찾았을 때 거리에 1950년대 미국 차들이 다니고, 낡은 건물들이 즐비한 것을 보았다. 수퍼마켓 선반은 텅텅 비어 있었고, 거리에는 식당이 거의 없었다. 시장경제가 없는 사회주의 국가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두바이에는 어디를 가나 현대식 건물이 즐비하고 모래땅을 파고 새 건물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올해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열리는 World Expo에 올 것으로 예상하는 180개국 2500만 방문객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두바이-아부다비를 찾는 연간 여행자는 약 1500만으로 중국, 러시아, 인도 사람이 대부분이고 미국, 유럽 여행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 같았다. 자주 이용해 온 Gate One이라는 미국 여행사를 따라갔는데 놀랍게도 일행 34명 중 24명이 미국 각지에서 온 중국계였다. 이들은 ‘세계 최고’를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었다. 세계 최고 기록은 항상 도전에 부딪히게 돼 있다. 누가, 언제 세계 최고 자리를 빼앗을지 모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더 높은 건물을 올리고 있다. 아랍 에미리트는 이에 맞서 파리의 에펠탑보다 높은 탑을 건설하고 있다. 나는 높은 건물을 보기 위해 두바이를 찾은 것이 아니었다. Burj Khalifa를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데 걸린 시간은 2분 정도. 내려다보니 모래땅뿐이었다. 서울 남산타워보다 볼 것이 없었다.



Vision To Reality. 그들은 사막에 신도시를 건설했다. 모래땅에서 석유가 나오고, 그 자본으로 현대 도시를 건설할 이상을 갖고 그 꿈은 현실이 되었다. 작은 부족이 합쳐 만든 아랍 에미리트는 중동의 성공한 나라이다.


최복림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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