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때문에…하버드 합격 취소

음란·인종차별 메시지 주고 받은 10여명
대학 측 "부도덕한 행위, 입학 자격 안 돼"

올 가을 하버드대 입학 예정자들이 무더기로 합격 취소 통보를 받았다.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채팅을 통해 부적절한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5일 대학 교지인 하버드크림슨 보도에 따르면 2017년 가을학기 입학 예정자 공식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알게 된 합격생 100여 명은 '매력적인 부르주아 10대들을 위한 하버드 밈(meme)'이라는 비공개 그룹채팅을 지난해 12월 만들었다. '밈'은 재미난 말이나 이미지를 일컫는 인터넷 용어다.

처음에는 대중문화와 관련된 건전한 내용이 오갔으나 이들 중 일부가 노골적인 성적 메시지 교환을 제안하면서 그룹채팅이 변질됐다. 결국 불건전하면서 자극적인 내용을 교환하고 싶은 일부 학생들이 하위 그룹채팅을 형성했고 부적절한 행위가 잇따랐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성폭행이나 홀로코스트(나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와 관련된 이미지를 공유했고, 아동 학대에 대해 성적으로 흥분된다는 내용 등 비상식적인 메시지가 오갔다. 특정 인종에 대한 비하 메시지도 공유됐다.

하버드대 측은 이 같은 그룹채팅의 존재를 뒤늦게 알게 됐고 결국 지난 4월 중순 문제가 된 학생 10여 명에게 입학 허가 취소를 개별 통보했다.

대학 측은 "입학 허가를 받은 학생이 비성숙하거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제기되는 행동을 했을 경우 입학을 취소할 수 있는 권리가 대학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례는 대학 합격 이후 물의를 빚는 학생들에 대해 실제로 합격을 취소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하는 부적절한 행위가 대학 진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입시 정보 기관 '카플란테스트프렙'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대학 입학 사정관 350명 중 35%가 페이스북 등 지원자의 SNS 내용을 확인한다고 응답했다. 또 42%는 부적절한 내용을 지원자의 SNS에서 확인했을 경우 입학 심사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한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