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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고이지 않는 시간

빗소리만 큰 밤이다

낮을 남긴 귀가 창을 뚫는다

어둠이

어둠 속에서 씻겨 나간다





열어젖힌 서랍 속

길고 짧은 음표들이 이마 위로 솟는다

반듯한 오선을 딛고 서서 빗방울을 굴리는

시간이 열병을 앓는다

물의 숨소리가 고이지 않는다



산다

공기는 이동하면서 우주는 당기면서

맥박은 치면서

피와 하늘을 연결하고



숨을 쉰다

빛은 그림자 뒤를 서지 않고

이미 창문을 바꾸고 공기를 순환 시킨다

봄의 서곡이 시작 된다



간다

어제 밤

겨울은 얼음을 놓아주고


손정아 / 시인·퀸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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