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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데이비슨 美대륙 횡단기 1]美대륙을 오토바이로 횡단…

사진▶할리 본사에서 출정식 직전(위)
밀워키에서 메디슨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태극기를 단 할리 동호회원들이 시속 100키로로 주행하고 있다.(아래)


"내 인생에 이런 경험이 있을 수 있을까요. 미국 대륙을 오토바이로 횡단하다니..."

한국의 할리데이비슨(이하 할리)동호회가 국내 처음으로 미국을 오토바이로 횡단한다.



할리동호회인 호그(HOG:할리오너스그룹) 멤버 20여명과 할리데이비슨코리아 직원 10명 등 30여 명은 24일 오후 할리 본사인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출발, 11일에 걸쳐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까지 5305㎞를 16대의 오토바이에 나눠 타 달린다. 이번 대륙횡단은 중앙일보 조인스닷컴 www.joins.com 을 통해 매일 중계한다.

밀워키에서 메디슨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태극기를 단 할리 동호회원들이 시속 100키로로 주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1시 밀워키 본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창업 일가의 4세인 빌 데이비슨(45) 생산담당 부사장은 "한국에서 자유와 개성을 찾는 할리 문화가 널리 보급됐으면 한다"며 "아시아 국가에서 대규모로 미국을 오토바이로 횡단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할리는 전 세계 100만명의 동호회 회원들이 친구나 친지들에게 할리 오토바이를 권유하는 세일즈맨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덕분에 할리는 전 세계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20% 이상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을 5년 연속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할리 동호회 회원은 모두 800여명이다. 이번 횡단에서도 숙박지마다 해당 지역의 호그 멤버들이 한국 동호회원들을 안내한다.

◇대륙횡단 경로=위스콘신 밀워키-위스콘신 라 크로세(340㎞)-사우스다코다 수 펄스(483㎞)-사우스다코다 라피드시티(631㎞)-사우스다코다 배드랜드 국립공원(200㎞)-몬타나 빌링스(526㎞)-와이오밍 잭슨(580㎞)-네바다 엘코(676㎞)-네바다 레노(466㎞)-캘리포니아 오크허스트(342㎞)-캘리포니아 나파밸리(312㎞)-캘리포니아 샌루이스 오비스포(426㎞)-캘리포니아 LA(323㎞)로 총 5305㎞에 달한다. 이들은 하루 휴식을 빼고 매일 500㎞ 이상을 주행한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고속도로에 오토바이가 들어갈 수 있다.

할리데이비슨코리아 김선경 마케팅 부장은 "이번 대륙 횡단은 할리의 103년 전통을 직접 체험하면서 삶의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홍성에서 부부가 함께 온 서정화(58) 할리동호회 고문은 "미국 대륙 횡단을 통해 건강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될 것 같아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투어에는 TV드라마 '인어아가씨'로 유명한 탤런트 김성민씨도 동행했다.

◇첫 출발은 땡볕 속에=24일 오후 1시30분(현지시각). 빌 데이비슨 부사장의 송별을 받으며 할리를 탄 밀워키 경찰의 호위속에 16대의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대장정에 올랐다. 기자의 오토바이는 1570㏄ V형 트윈 엔진을 단 '스트리트팝'이다.

8대씩 A.B 두 조로 나눴다. 가장 잘 타는 사람이 선두와 후미에 선다. 기자는 B조의 6번째 자리다. 본사를 벗어난 지 10여분 만에 위스콘신의 수도인 메디슨 방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경찰관들의 오토바이가 손을 흔들며 이만 '바이 바이'한다. 대열은 지그재그로 섰다. 미국은 오토바이가 고속도로에서 주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행료도 대부분 무료다. 고속도로 최고 속도는 시속 115㎞다. 첫 문제는 대형 트럭에서 발생했다.

시속 100㎞ 넘게 달리는 대형 트럭이 지나가면 휘청 거릴 정도의 횡풍이 분다. 할리 오토바이의 무게가 대부분 200㎏이 넘지만 순식간에 위험한 장면을 맞을 수 있다. 대책 끝에 대형 트럭이 지나가는 순간 지그재그 대열을 해체하고 중앙으로 달리기로 했다. 또 다른 난관은 졸음이다.

한국-밀워키 시차가 14시간이나 돼 전날 대부분 잠을 설쳤다. 여기에 고속도로 구간이 대부분 직선이라 졸기 안성맞춤이다. 평균 시속 100㎞로 달린다. 바람소리가 귀를 때리고 역풍을 온몸에 받지만 졸음은 좀처럼 이겨내기 어렵다.

태양은 작열하고... 이렇게 4시간 동안 340㎞를 달려 저녁 7시경 메디슨 옆 라 크로세에 도착했다. 30여명 얼굴은 작열한 태양에 벌겋게 익었고 머플러에서 나온 분진에 흰색 티셔츠가 검댕이 투성이다. 이제 첫 걸음인데...앞으로 10여일을 어떻게 달리나. 한 숨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오늘밤 음주가무는 절대 사절이다. 내일은 비도 온다고 한다.

◇밀워키의 자랑 할리=밀워키는 미시건 호수를 끼고 있어 1800년대 후반부터 주물.철강업이 발전했다. 할리도 이런 조건에서 밀워키에 1903년 공장을 세웠다. 밀워키에는 할리 이외에 밀러 맥주 본사가 있다. 이날 방문한 할리 본사는 1940년대 세워진 붉은 벽돌 건물이다.

할리의 전통이 고스란히 살아 숨쉰다. 건물 한 켠에 마련된 '할리데이비슨 유니버시티'는 할리의 기술 정보와 정비를 전수하는 도장이다. 내년 말 완공을 예정으로 지금까지 나온 100여대의 모델을 전시하는 박물관을 건설 중에 있다. 1903년 포드자동차와 같은 해에 창업한 할리의 첫 오토바이와 1909년 첫 선을 보인 V형 엔진 모델 등이 유명하다.

◇할리데이비슨은=1903년 밀워키 출신인 윌리엄 할리와 데이비슨 3형제가 창업한 세계 최대의 대형 모터사이클 제조업체다. 두 개의 실린더가 45도 각도로 이루어진 V형 쌍둥이(트윈) 엔진은 엇박자로 뛰는 말발굽 소리를 재현한 할리의 상징이다.

이 회사는 86년부터 2005년까지 20년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갱신했다. 지난 10년간은 순익증가율은 평균 18%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주가총액이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을 추월해 화제가 됐다. GM의 매출은 할리의 33배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32만9000여대의 오토바이를 팔아 매출 5조1000억원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냈다.

밀워키,메디슨=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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