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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적게 사고 적게 버리자

지난 여름 어느 주말 디스커버리 데이라고 해서 프레쉬킬 공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많은 시민들이 와서 그동안 궁금하고 본인들이 알고 싶은 점을 그룹별로 다니면서 설명을 들었다. 자연생태에 대해 듣고 싶었지만 나는 이 공원의 역사에 대한 그룹에 함께 하게 되었다. 환경 전문가에 의하면 공원은 1948년부터 늪지를 매립하기 시작해 2001년 3월에 폐쇄되었지만 그 후 9.11테러로 나온 잔해 120만 톤을 서쪽 공원에 따로 매립하게 되었단다. 공원 전체의 넓이는 2200에이커이고 센트럴파크 3배의 어마어마한 크기라고 한다. 설명에 의하면 우주에서 육안으로 식별이 되는 지상의 조형물은 피라미드보다 높았다는 프레쉬킬 쓰레기 매립장과 중국의 만리장성뿐이라고 말한다.

총 네 개의 언덕으로 우리가 올라간 곳은 북쪽 공원으로 맨해튼.뉴저지가 한눈에 보인다. 공원 위에서 내려다 보니 맑은 물이 흐르고 주위가 푸른 잔디 숲으로 철새들의 쉼터가 되어 간혹 새들이 집을 짓고 알을 낳기도 한단다.

어느 날 오염된 매립지를 기술력으로 덮고 도로 사이에 긴 언덕을 만들고 비싼 나무를 심었다. 많은 양의 메탄가스를 추출하여 해마다 1200만 달러의 수입이 있었지만 조금씩 가스의 양이 줄어든다고 하니 전문가의 혁신적인 기술력과 자연의 회복력으로 건강한 생태로 돌아가는 중인 것 같단다.

지난 반세기 동안 거대한 도시에서 매일 나오는 수만 톤의 생활 쓰레기의 종착지는 지금의 프레쉬킬이었다. 임무를 다한 쓰레기들은 긴 세월의 숱한 사연들을 품어 안고 이곳에 버려졌다. 인간들은 아름답지 못한 뒷모습을 덮어 버리려고 가장 예쁜 푸른 숲으로 치장하고 있다. 시민들이 한때는 귀중했던 모두를 버렸던 이곳, 또한 9.11 사태로 사라져간 안타까운 생명과 갖가지 잔해까지도 영원히 품어 안고 있는 여기,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두고 이 땅을 옥토로 바꾸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물질의 풍요로 일회용품.포장음식.빈 깡통.쓸모 없는 종이들로 과소비하고 버리는 것들은 날이 갈수록 더 많아진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동질하기 위해서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광고가 한 보따리씩 문 앞에 던져진다. 이 광고는 소비자를 자극하여 조금이라도 저렴하다고 느끼는 순간 구입하여 버리기 시작한다.

지구상 어디인가는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사람도 있다. 몇 주일 전 한국에서도 탈북 모자에게 일어난 사건이다. 모자가 아사한 후 보니 은행잔고는 전무였고 먹을 것이라고는 고춧가루밖에 없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며칠 동안을 잠을 설쳤다. 많은 사람들은 지난 날 가난하게 살았기 때문에 형편이 좋아진 지금까지도 물건을 사들이고 지나친 식욕으로 포식 해서 병을 얻어 심장병.암으로 죽어간다.

환경 미화원의 말이 우리 집에는 어린이가 없고 가족이 단촐 하니 쓰레기가 적다고 말한다. 모르는 소리다. 이 집은 언제인가는 또 필요할 것 같아서 버리지 못하고 쓰레기를 집안에 쌓아 둔다. 여러 해 동안 이웃으로 살다가 이사 간 앞집에서 나가는 쓰레기를 보고 내가 빈 손으로 가고 난 후 저것이 우리 집의 모습일 것 같아 쓰레기 트럭을 볼 때마다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김동주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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