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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야마모토 다로의 도전

“코로나19 때문에 실직한 당신, 당신이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정치가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00년에 한 번 오는 위기라고 아베 총리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고작 마스크 2장, 1인당 10만엔이 전부이지 않습니까?”

일요일인 지난달 26일 오후, 신주쿠(新宿)역 고가도로 아래서 도쿄도지사 선거 후보로 출마한 야마모토 다로(사진)가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눈대중으로 세어봐도 500명 넘는 청중이 모였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지금부터 3분간, 제 사진을 찍는 건 무료입니다. 얼마든지 찍으세요”

연설 뒤엔 연예인 같은 팬서비스가 이어졌다. 후보와 팔꿈치 악수를 하려는 지지자들로 긴 줄이 생긴 것도 다른 연설장에서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연설 일정이 정해지자마자 사이타마현에서 달려왔다”는 40대 남성의 자원봉사자는 “다른 정치인에게선 없는 진심이 그에게선 느껴진다. 야마모토가 일본 정치를 정말로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야마모토는 지난해 참의원 선거에서 전국에서 4.6%(228만여표)를 끌어모으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의 연설엔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렸다. 배우 출신인 그는 연설을 하다가 감정에 북받쳐 눈물도 흘린다. 중증장애인 2명을 당선시키고 정작 자신은 낙선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연내 중의원 해산 가능성과 제1야당에 대한 기대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야마모토 발(發) 야권의 정계 개편 가능성도 나온다.

하지만 수치로 나타나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고이케 도지사의 지지율이 70% 가까이 나오고 있는 반면, 야마모토 후보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현장 선거운동이 쉽지 않아, 조직표를 많이 가진 기성 정치인이 유리한 선거다. 저조한 투표율이 예상된다. 도쿄올림픽 취소, 소비세 0% 등 야마모토의 공약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오히려 실망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포퓰리스트라는 꼬리표도 따라붙는다.

그렇다고 그의 도전이 무의미하다 할 순 없다. 보수화되어버린 젊은 세대, 정치 무관심 유권자들이 귀를 기울인다. 그의 연설장에 20, 30대의 비교적 젊은 사람들이 많았던 것만으로도 다로의 도전은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윤설영 / 한국 중앙일보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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