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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3번의 기회’가 가져다준 성공

LA한인타운에서 ‘톱아트서플라이’라는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조애나 박 대표가 있다. 한인이 미국에서 아트서플라이숍(미술재료상)을 운영하는 곳이 두 군데 있는데 그중 서부 유일의 비즈니스다.

원래 그가 비즈니스를 인수했을 때는 일반 사무용품점이었다. 전 주인과 같은 방식으로 몇 달을 운영해보니 사무용품점이 대형화되는 추세였고 가만히 있다가는 매출 감소로 결국 문을 닫을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당시 오피스디포나 스테이플스가 번성하던 시절이 아니었지만, 사무용품점을 하기에는 여건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박 대표는 어느 날 전화회사 옐로페이지를 뒤졌다. 목차를 A부터 Z까지 살폈다. 사무용품점과 함께 운영할 수 있는 것을 찾은 것이 바로 아트서플라이어(Art Supplier), 즉 미술재료상점이다. 고객과 취급 품목이 다르지만 유사 업종이라 박 대표 입장에선 품목 다각화에 해당한다.

그는 미술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아트서플라이 비즈니스를 넘겨받은 것도 아니어서 붓 하나, 물감 하나 어떤 것이 팔리고 어느 정도 재고를 가져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비즈니스를 새로 시작하면 대부분 ‘수업료’라는 것을 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박 대표의 경우는 기존 비즈니스에서 미술재료상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이라 부담이 크지 않았다. 2년이 지나서 미술재료에 대해서 잘 알게 됐을 때는 한인타운 사무용품점이 모두 문을 닫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미술재료상점이 됐다.

어느 날 패션스쿨의 관계자가 패션과 관련된 재료의 시장 조사를 나왔다. 패션스쿨에서 필요한 재료를 따로 모아서 파는 곳이 없는데 비공식 지정업체가 돼 패키지로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지정업체가 되면서 스쿨과 학생에게 필요한 재료를 판매할 수 있었고 재고 부담도 없어졌다. 그리고 비슷한 몇 곳의 패션 스쿨 비공식 지정업체가 됐다.



박 대표에게 대박을 준 기회가 있었다. 바로 IMF 사태 때 한국산 이젤을 미국 시장에 공급한 것이다. 그의 특색있고 업그레이드된 이젤은 미국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고 IMF가 끝날 때까지 큰 수익을 올려줬다.

옛말에 “사람에게는 누구나 최소 3번의 기회가 온다”고 전해진다. 그런 기회는 포에버21 같은 큰 기업부터 작은 리커스토어까지 다양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박 대표는 기회를 3번 잡았다. 만약에 사무용품점 대형화 추세를 알고 누군가에게 다시 팔아버릴 생각을 했다면, 패션스쿨 관계자의 방문을 무심결에 흘려 귀찮아하고 지나쳤다면, IMF 사태로 환율 좋은 시절이 왔을 때 한국에 관광 가서 놀다만 왔다면, 그에게도 기회란 한 번도 오지 않았을 것이다.

미국에는 한국보다 다양한 기회가 있다. 상대적으로 일자리도 많고 업종도 다양하며 시장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또한 예전 세대들은 감히 생각도 못 하던 인터넷과 관련된 기회도 많다. 다만 이런 기회들이 다가오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눈에 불을 켜고 신문도 읽고 모임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며 찾아 나서는 사람들에게는 황금 같은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벌써 올해도 한 달이 지나 두 번째 달에 들어섰다. 우리 한인들이 꼭 미국에 돈만 벌려고 온 것은 아니겠지만, 기회도 잡고 돈도 많이 벌고 인생도 즐기는 삶이 됐으면 좋겠다. 한인들에게 기회와 용기에 관해서 얘기할 수 있도록 자신의 스토리를 들려준 박 대표에게 감사드린다.


장병희 / 기획콘텐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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