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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달라"…90년만의 '베넥시트' 실현되나

베니스비치, LA서 독립 추진
"의붓자식처럼 홀대" 불만
백인 다수될까 반대도 높아

LA시의 대표적 관광지인 베니스비치를 독립된 시로 승격시키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Brexit)의 LA판인 '베넥시트(Venexit)'인 셈이다.

LA타임스는 15일자에서 베니스비치의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LA시정부가 자신들을 홀대한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며 분리안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주민들은 시로 독립한 뒤 쇼핑타운으로 거듭난 샌타모니카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베넥시트를 지지하는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의회의 닉 안토니첼로 회장은 "주민 대부분이 현재 베니스비치의 도로보수나 치안 등 공공서비스가 엉망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겐 베네시안(Venetian.베니스주민)이 최우선이고 앤젤리노(Angeleno.LA시민)는 그 다음"이라고 분리 필요성을 역설했다.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난개발과 노숙자 문제에 대한 시정부의 대처다. 현재 베니스비치 곳곳에서는 지역 명물인 방갈로 형태의 작은 집들을 허물고 대저택을 짓는 '맨셔니제이션'이 한창이다. 특히 최근 IT업체들이 속속 설립되면서 렌트비가 치솟고 있다. 해변은 '노숙자의 천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베넥시트 지지 주민인 아이라 코슬로씨는 "(LA시정부가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아서) 주민들이 의붓자식(stepchild)이라고 느낄 정도"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분리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독립된 시가 되면 오히려 난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다. 베니스비치 토박이인 마이크 브라보씨는 "(독립에)절대 반대한다"면서 "부유한 백인층이 몰려들 것이고 중산층 이민가정들은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인들의 도시가 될 것이라는 걱정은 이미 진행중이다. 현재 베니스비치 주민의회에 소속된 대의원 21명중 라티노 1명 아시안 1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백인이다.

베니스비치의 독립 움직임은 1926년 LA시로 흡수된 지 90년 만이다. 또 2002년 좌절된 샌퍼낸도밸리와 할리우드분리안에 이어 14년 만에 특정지역에서 추진되는 '탈 LA 시도'이기도 하다.

독립 시정부 구성은 쉽지 않다. 주 정부 산하 지자체구성위원회에 따르면 LA시로부터 독립하는 길은 3가지다. 독립 시정부는 아니지만 이스트LA처럼 LA카운티정부로 편입되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는 법률 제정을 통해 독립 시정부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 세 번째 방법이다. 베니스 주민과 LA시민들을 나눠 주민투표를 실시해 각 지역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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