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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사태' 경찰이 나섰다

LAPD노숙자전담 지원팀 구성
셸터 이송·전문가 상담 지원도
'불편' 노숙자 신고하면 출동해

"셸터로 가는 게 어때요? 병원으로 데려다 줄까요?"

12일 오전 LA한인타운 7가 선상. 며칠 사이 노숙자 텐트가 6개 들어선 곳이다.

LA경찰국(LAPD) 경관 6명이 노숙자들을 한창 '조사' 중이다. 그런데 한 노숙자를 상대하는 경관의 말은 부드럽다. 조사라기 보단 설득에 가깝다.

"저번 주에는 후버 스트리트에 있더니 언제 여기로 옮겼어요?"



한쪽에서는 상반된 장면도 연출됐다. 다른 노숙자에 한 경관이 수갑을 채웠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수배자였다.

설득과 체포를 병행하는 경관들은 LAPD의 노숙자지원팀(Homeless Outreach Unit) 소속이다. 지난 5월 밸리지부를 시작으로 LA한인타운이 포함된 서부지부, 센트럴지부, 사우스지부 등 4개 지부마다 한 팀씩 운영되고 있다. 팀당 10~12명의 경관들이 배정돼 구역별로 순찰하면서 오로지 노숙자 관련 문제만 처리한다.

최근 LA한인타운을 비롯해 시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홈리스 문제에 대처하는 선봉부대인 셈이다. 현장에서 만난 권혁진 경관은 서부지부 전담반으로 팀 전체에서 유일한 한인 경관이다.

권 경관에 따르면 팀 창설 배경은 노숙자를 상대하는 LAPD의 내부 방침 변화에 있다. 그는 "종전까지 단속 위주였던 전략을 '연민과 공감(compassion and empathy)'으로 바꿨다. 노숙자를 돕는 것이 먼저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지난주 후버 스트리트에서 만난 노숙자는 타주 출신이었다. 수개월간 가족과 연락이 끊어졌다고 했다. 그 자리에서 가족과 연락해 노숙자를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여비가 없다고 해서 버스역에 데려다주고 티켓까지 사서 출발하는 지 확인했다."

이 팀은 호프(HOPE·Homeless Outreach and Proactive Engagement)라는 시정부 합동대응반에 소속되어 있다. 일단 경관들이 현장에서 노숙자들의 문제를 파악한 뒤 정신 상담의, 마약중독치료사, 위생국 등 다양한 전문가들을 현장으로 불러 해결법을 모색한다.

연민은 갖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한다. 신원조회를 통해 수배 사실이 있을 경우 현장에서 체포한다. 또, 낮시간 동안 텐트를 칠 경우 티켓을 발부하고 수차례 적발시 텐트를 압수한다. 지난해 통과된 시조례에 따르면 노숙자들은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공공장소에서 텐트를 칠 수 없다. 그 사이 시간이나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만 허용된다.

권 경관은 "텐트 안에서 성매매, 마약복용같은 범죄 행위가 벌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 경관이 소속된 서부지구 팀은 4개 팀 중 가장 바쁘다. 그에 따르면 다운타운 스키드로(skidrow)를 제외하고 노숙자 최다 밀집지역 톱 3에 한인타운이 포함되어 있다. 다른 두 곳은 할리우드와 샌타모니카 해변 인근 마 비스타(Mar Vista) 지역이다.

지난 2개월간 서부지구팀의 노력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50여명의 노숙자를 셸터로 이주시켰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400여 명의 노숙자를 셸터로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팀 창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셸터 등 홈리스 수용시설을 확충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시정부는 11월 선거에 부쳐진 조례안 HHH를 적극 홍보하고 있는 이유다. 향후 10년간 노숙자 주거시설 1만 유닛을 건설하는 예산안이다.

한인들 입장에서는 일단 전담반 창설은 반가운 소식이다. 아파트나 사무실 앞을 점거한 노숙자 문제를 신고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권 경관은 "관할 경찰서로 전화해서 순찰대 시니어 오피서(SLO)를 찾아 신고하면 우리팀이 출동한다"면서 "쫓아버려달라고 요청하기 보다는 그들이 필요한 시설로 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고 말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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