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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을 가다] "개인 학습수준 맞춰 자발적으로 공부해요"

글로리크리스천스쿨
스스로 공부하는 법 찾아내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지도

특별 활동·야외학습도 운영
기독교 교육 정신으로 지도


◇새로운 교육 모델

LA다운타운 인근인 그랜드와 18가 코너의 주님의영광교회 주차장에 세워진 부속 건물. 문을 열고 들어가니 양쪽 옆에 설치된 교실에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책상에 앉아 조용히 공부하고 있다. 왼쪽 교실은 연령층이 어린 학생들이 모여 있었고 오른쪽은 10대들로 보이는 청소년들이었다. 이곳은 올 4월 개교한 홈스쿨 '글로리크리스천스쿨(교장 이미정)'이다. 교회에서 홈스쿨을 오픈하게 된 건 최근 공립학교 커리큘럼이 진보적인 성향으로 대폭 수정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준비 기간만 1년이 넘게 걸렸다. 현재 글로리크리스천스쿨에는 현재 킨더가튼부터 11학년까지 30여명의 학생들이 등록해 공부한다.

홈스쿨(Home School)은 공립학교와 사립학교로 나눠지는 기존의 학교 시스템이 아닌 집에서 공부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또 아동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학부모가 직접 또는 다른 사람들의(튜터, 인터넷, 가정학습지, 도서관 등) 도움을 받아 교육하는 것을 홈스쿨링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홈스쿨에서의 스케줄도 일반 공립학교나 사립학교와는 다르다. 학생들의 자발적인 공부에 바탕을 두기 때문이다. 글로리크리스천스쿨은 그래서 교실도 각자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부방 스타일로 꾸몄다. 하지만 등하교 시간까지 자율적으로 운영하지는 않는다. 오전 7시70분까지 등교하는 학생들은 교직원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한 뒤 오전8시15분부터 예배와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학년별 스케줄을 보면 매일 공부하는 과목이나 시간도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예를 들어 1학년의 경우 오전 8시45분부터 45분 동안 영어/수학 과목을 공부하고 오후 12시30분부터는 과학과 축산학에 대해 45분 동안 공부하는 식이다. 학생들은 2개의 교실에서 공부하는데 킨더가튼부터 4학년생들이 한 반을 이용하고, 5학년부터는 다른 반에서 공부한다.

각 반에는 수퍼바이저가 머물면서 학생들을 지도한다. 하지만 이 역시 학생들이 공부하다가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면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학생 스스로 공부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는 홈스쿨링 커리큘럼의 기본 방침 때문이다.

이미정 교장은 "일반적인 학교 시스템은 20~30명의 학생들이 함께 한 교실에서 교사가 가르치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배우도록 한다. 이 때문에 수업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도 수업진도에 맞춰 그냥 공부를 이어가야 했다"며 "홈스쿨링은 스스로 공부하는 시스템이라 처음에는 스스로의 공부법을 찾느라 시간이 걸리지만 적응하고 나면 학생들의 공부 속도도 빨라지고 내용도 더 깊이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장은 이어 "특히 홈스쿨링 커리큘럼이 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게 구성돼 있다"며 "그래서 학생들의 지식 수준도 상당히 향상되어 간다"고 덧붙였다.

영어나 수학, 역사 등 필수과목을 공부하는 시간 외에도 학생들의 재능을 찾아주기 위해 오후에는 오케스트라, 합창반 등을 운영한다. 오케스트라반의 경우 각자 연주하고 싶은 악기를 들고 와서 지도교사와 함께 연습한다. 교실 밖에서 배우는 필드트립 시간도 가능한 많이 배정하고 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물론 학생들이 실제로 배운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가고 있다.

또래와 한 교실에서 수업을 하지 않아 친구가 없다는 우려도 이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연령대를 뛰어넘어 서로 돕고 이끌어주다보니 오히려 더 사회성이 좋고 성격도 밝아지고 있다고 교사들은 학교 분위기를 들려줬다.

◇홈스쿨링을 하는 이유

홈스쿨링을 택하는 학부모들의 가장 큰 이유는 학교 환경 혹은 학업 성취에 대한 불만족과 종교적·도덕적 가르침에 대한 요구 때문이다. 연방교육부 산하 교육학연구소(IES)에서 발표한 전국가정교육통계(NHES)에 따르면 5~17세 사이 연령층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학생 규모는 2012년 현재 177만 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3년 67만7000명에서 2배가 넘게 성장한 규모다.

이렇게 많은 학부모들이 홈스쿨링하는 이유는 학교환경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설문조사 응답자의 10명 중 9명꼴로 학교환경을 지적했다. 또한 부모가 특정 종교나 그에 따른 도덕관념을 자녀에게 심어주기 위해서 홈스쿨링을 하는 비율도 높았다. 또 이번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홈스쿨링을 하는 중·고교생의 40% 가량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있다.

글로리크리스천스쿨의 교목 케이시 이 목사는 "시작 단계인데도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자녀를 등록시키고 또 문의를 한다. 그만큼 한인 크리스천 커뮤니티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고 현재 공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만족이 있기 때문"이라며 "때문에 성경적 관점으로 학교 교육을 제공하는 교재를 전 교과과목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이어 "홈스쿨링을 하면서 가장 기쁜 건 학생들의 얼굴 표정이 바뀌고 생활 태도가 개선되는 것이다. 또 자녀가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는 학부모도 많다"며 "기독교 교육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기독교 교육정신을 가르치는 홈스쿨이 한인 교회에 많이 생겨나고 확대됐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홈스쿨링을 신청하려면

글로리크리스천스쿨의 경우 수시모집을 하고 있다. 학년은 킨더가튼~12학년까지 가능하다. 입학하려면 입학신청서와 출생증명서, 면역주사 기록, 이전 학교기록이 필요하다. 학교 수업은 오전 8시15분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맞벌이 부부를 위해 애프터스쿨도 운영한다. 학교측은 매일 요리사가 직접 만든 아침과 점심, 간식까지 푸짐하게 제공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더 높다고 자랑했다.

▶문의: (213)74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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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스스로 공부"

"기독교 정신으로 제대로 가르치는 게 저의 학교의 목표입니다."

주님의영광교회(담임 신승훈 목사) 산하 글로리크리스천스쿨을 이끄는 이미정 교장과 케이시 이 교목은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홈스쿨링 시스템이 낯설지만 이미 주류 사회에서는 일반화된 교육 시스템"이라며 "공교육이 점점 진보적으로 변할수록 홈스쿨링을 하는 한인 학부모들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홈스쿨링의 장점에 대해 "틀에 매여 있는 학교 생활을 하다 자신의 학습 수준에 맞춰 공부하다 보니 학교나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학생들이 거의 없다"며 "또 스스로 공부하는 시스템인 만큼 좋아하는 분야는 더 깊이 공부할 수 있다 보니 오히려 자신의 특성을 일찍 찾아 개발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크리스천 홈스쿨링이라고 무조건 성경만 강요하고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동성애 등 사회적 이슈나 지식을 제대로 알림으로써 학생들이 성장해 사회생활을 할 때 올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자녀가 일반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한번 홈스쿨링을 대안으로 생각해도 나쁘지 않다"고 한인 학부모들에게 조언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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