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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웃으며 졸업할 대학 택하자

브라운, 컬럼비아, 코넬, 다트머스, 하버드, 펜실베이니아(유펜), 프린스턴, 예일. 한인 학부모들이 자녀를 보내고 싶어하고 또 많은 학생이 진학하고 싶어하는 '아이비리그' 대학들이다. 이 단어의 시작은 사실 스포츠 경기에서 출발했다. 로드아일랜드, 뉴욕, 뉴햄프셔 등 북동부 지역에 위치한 이들 8개 사립 대학의 스포츠팀으로 이루어진 운동경기연맹을 지칭한 단어가 바로 아이비리그였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의 가장 오래된 학교들의 교육 철학을 상징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다.

까다로운 입학조건, 엘리트 학생들이 진학하는 명문대의 상징으로 꼽히는 '아이비리그'에 힘들게 공부해 입학하지만 그 기쁨은 잠시뿐이다.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이 매년 휴학이나 전학으로 캠퍼스를 떠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한인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는 유펜에서 발행하는 교내신문 '데일리 펜실베이니아'는 지난 2월 "유펜 졸업률 95%"라는 제목과 함께 그 이유를 전하는 기사를 소개했다. "지난해 함께 입학하며 기쁨을 나눴지만 캠퍼스를 떠나 함께 졸업할 수 없게 됐다"는 신입생 5명의 이야기였다.

그 중의 한 명이 브라이언 맥그라드. 지난해 어렵다는 공대에 입학해 컴퓨터와 정보학을 공부한 맥그라드는 2학기 등록을 과감히 포기하고 유펜 옆에 있는 드렉셀대학에서 올 가을부터 신입생으로 새 출발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공부하기 위해서다.

"첫 학기에 컴퓨터학 등을 공부하면서 내가 음악 외에는 관심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는 맥그라드는 명문대와 유망한 전공을 포기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학에서 음악 프로듀서를 전공하는 위험부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돈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공부하면서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지질공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주리 과학기술대로 전학을 가는 브라이언 로저스도 행복을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 여름방학 동안 벤더빌트대 환경공학대에서 경험한 인턴십을 통해 공부하고 싶은 분야를 찾았다는 로저스는 "어차피 비싼 학비를 낼 거라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다"고 전학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간호학과로 진학했지만 1학기 만에 휴학을 선택한 레이첼 박씨의 이야기도 있었다. 첫 학기를 끝난 후 1년 동안 학교를 휴학하기로 결정했다는 박씨도 "다른 학교로 전학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가을에 입학하고 싶지 않았지만 (입학을) 미루기가 두려웠다"며 "모든 사람들이 하니까 나도 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진로나 특별 활동, 다른 여러 사회활동을 선택해야 하는 과정에서 유펜의 프로페셔널 못지 않는 분위기에 압도당했다는 박씨는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었다. 항상 공부만 했다. 편안한 어린 시절은 기억나지 않는다. 학교를 쉬는 동안 나 자신을 찾는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고 싶다. 책도 읽고 뜨개질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만일 내년 봄에 캠퍼스로 돌아오게 된다면 그리스 문학과 다른 특별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박씨는 "유펜에서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모든 걸 해볼 것이다. 그리고 이곳이 내가 있어야 할 자리인지 아닌지 알아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녀가 4년을 보낼 대학을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웃으며 졸업할 수 있는 대학을 자녀가 선택할 수 있도록 부모가 지켜봐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장연화 / 교육연구소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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