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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뒤안길서 스러져가는 '아메리칸 드림'

LA타임스 한인 노숙자 삶 조명
성공회 아둘람센터 실태 보도

LA타임스가 LA한인타운내 한인 홈리스들의 고된 삶을 집중 조명했다.

1일 인터넷에 우선 게재된 기사는 세인트 제임스 성공회 성당 내 아둘람 센터에서 숙식하는 한인 노숙자들의 좌절된 '아메리칸 드림'을 다뤘다.

주인공은 김선진(62)씨다. 현재 김씨는 최저임금을 받으며 한인타운 당구장에서 일하고 있다. 10여 년 전 한국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뒤 여행자 신분으로 LA에 왔다. 그 후 10여년 동안 오렌지카운티, 샌호세,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공사장 막일을 했다. 페인트공과 화장실 청소부까지 전전하던 그는 당뇨병을 앓으며 시력마저 약해졌다. 2년 전에는 하루 15달러를 내면 잘 수 있는 한인타운 사우나에서 기거하다 인슐린 주사를 2개월간 맞지 못해 정신을 잃기도 했다.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한 뒤 그는 아둘람 센터를 찾아갔다.

아둘람에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피폐해진 한인 수십 명이 머물고 있다. 한 남성은 18시간씩 불법 택시를 운행하며 뇌성마비 딸을 부양하고 있다. 10여 년간 미용실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청각장애 아들을 키우며 남편의 도박빚을 갚고 있다. 옷과 향수를 팔다 망한 뒤 다른 사업을 시작한 남성도 있다. 이 쉼터에서 생을 마감한 노숙자들도 있다. 아둘람센터의 존 김 목사는 한인타운내 마켓이나 주류 판매점, 레스토랑을 돌며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구하고 있다.



LA타임스는 노숙자들의 실태를 전하면서 한인타운 발전의 부작용들도 함께 짚었다.

신문은 "한인타운은 비싼 주택과 붐비는 식당, 밤 문화, 젊고 유행이 넘치는 곳으로 한인 이민자들의 성공과 번영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갓 이민와서 식당 웨이터와 계산원, 비기술직 공사장 노동자들로 생업을 시작한 한인들은 '김스(Kim's)'로 시작되는 빵집과 그로서리 등을 개업해 성공했다.

하지만 영어를 못하고 전문 기술이 부족하거나 합법적인 노동 비자가 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낮은 임금에 있는 직업에 갇혀있다.

신문은 '고립 경제(enclave economies)' 이론을 들어 현상을 설명했다. 1980년대 마이애미의 쿠바 커뮤니티의 자급자족형 경제가 대표적인 예다. 동족간 서로 돕는 경제 구조는 결국 고립 경제로 더 많은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같은 인종 집단 안에서 고립 경제는 덫이 되서 고용주의 착취에 취약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부작용들은 아시안 아메리칸들의 성공 스토리에 가려져 정책 입안자들에게 간과되고 있다.

실제 2005년과 2010년 사이 아시안 아메리칸의 실업률은 200% 가까이 올랐다. 타인종에 비해 높은 수치다.

한인타운의 사회 현상을 연구해온 조지아텍 대학의 애나 김 교수는 "이민자들간의 인맥 덕분에 저기술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오히려 그 인맥 때문에 식당이나 미용실, 네일샵, 마사지실 등 저임금직에 평생 갇히게 돼 미래가 더 불안해지게 된다"고 진단했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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