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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비즈니스의 장점은 역할분담이죠"

[LA중앙일보] 발행 2017/09/18 경제 2면 기사입력 2017/09/17 17:57

가업 잇는다 - 김스 피아노(Kim's Piano)

'김스 피아노' 김창달(앞) 사장과 벤자민 매니저 부자가 스탠턴 매장 내 콘서트홀에 전시된 피아노의 조율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절대음감을 타고난 부자는 피아노 연주에도 뛰어나다.

'김스 피아노' 김창달(앞) 사장과 벤자민 매니저 부자가 스탠턴 매장 내 콘서트홀에 전시된 피아노의 조율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절대음감을 타고난 부자는 피아노 연주에도 뛰어나다.

LA와 OC 3곳에 대형 매장
전문 연주가·유명인도 단골

전국적인 '톱 딜로' 손꼽혀
두 아들이 판매-관리 담당


넓고 깨끗한 매장. 사방에 피아노다. 어림잡아도 수백 대는 된다. 그랜드, 업라이트, 디지털. 크기가 다르고 모양도 제각각이다. 덮개가 열려 흰색 건반을 드러낸 것은 금방이라도 소리를 토해낼 듯 하다.

그런 피아노를 마냥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김스 피아노' 김창달 사장이다. 그에게 피아노는 삶이고 운명이다. "약관에 만나서 반평생을 의지했고 지금은 형제와 자식까지 피아노 때문에 살고 있으니 왜 그렇지 않겠어요."

김스 피아노는 스탠턴시 비치 불러바드와 스타 로드가 만나는 곳의 본사 매장을 비롯해 가든그로브와 인더스트리에도 매장이 있다. 2012년 오픈한 스탠턴 스토어는 1만5000스퀘어피트이고, 가든그로브와 인더스트리 매장도 5000스퀘어피트 가량 되니 전체 쇼룸만 2만5000스퀘어피트는 된다.

매장 3곳에 진열된 피아노와 창고에 쌓인 것까지 더하면 400~500대 쯤 된다니 엄청나다. 플래그십인 스탠턴 매장에는 300석 규모의 콘서트홀까지 갖춰져 있다.

김 사장은 업계 최대 수준의 쇼룸과 인벤토리로 전국에서 피아노를 가장 많이 파는 업소 중 하나라고 말한다.

특히, 일제 가와이 판매는 전 미주 넘버원 딜러로 최근 8년 연속 톱 딜러상을 수상했다. 독일제 브루트너와 한국 삼익악기의 자일러 톱 딜러상도 받았다는 게 김 사장의 자랑이다.

김스 피아노에는 세계적 브랜드인 스타인웨이, 뵈젠도르퍼, 에스토니아, 야마하, 볼드윈 등의 신제품은 물론 리빌트, 중고품이 망라돼 있다. 전문 연주자와 할리우드 셀럽, 유명기업 임원, 학생, 음악교사들의 발길을 잦다고 한다.

김 사장은 자신의 피아노 사업을 '천직'이라고 강조한다. 음악 쪽으로 재능을 타고났기 때문이란다. 김 사장이 말하는 재능은 '절대음감'이다. 기준 소리의 도움 없이도 여러 소리를 직접 인식해 음 이름으로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다.

1945년 생으로 충남 대전이 고향인 김 사장은 어려서부터 음악에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생 때 다리가 떨어져 나간 밥상을 가지고 거문고와 같은 현악기를 만들었어요. 평평한 밥상 위에 장기알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해 못을 박고 그 위로 '삐삐선(군용 통신선)'을 두 줄씩 늘어트려 완성했는데, 제법 소리가 괜찮았지요. 지금 생각하면 2옥타브쯤 소리를 낸 듯해요." 김 사장은 자신이 만든 '밥상 거문고'로 '나비야' '송아지' 등을 연주하며 놀았다고 했다.

위로 누나 3명이 있고 남자 5형제 중 둘째인 김 사장이 피아노를 처음 만난 것은 23살 때 서울에 살던 큰 누나가 우연히 일본인 피아노 조율사를 소개한 게 계기가 됐다. "누나는 내 음악 재능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자리를 만들어 줬던 것인데, 그게 인생의 전환점이 됐지요.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알 정도였으니, 일본인 조율사도 깜짝 놀랐지요. 그렇게 해서 1년간 조율 기능을 배워 테크니션이 됐어요. 당시는 웬만한 호텔이나 살롱에는 피아노가 있었던 만큼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요."

1987년 이민오기 전까지 서울 낙원상가에서 피아노 판매상을 한 김 사장은 먼저 미국에 와 있던 바로 아랫동생 소개로 LA에 정착했다. 그 동생이 LA에서 유명했던 이병일 피아노에서 조율사로 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렇게 3년간 조율사로 일하면서 1991년 가든그로브 가와이 대리점을 인수했고 피아노 사업에 뛰어들었다.

"절대음감 재능이 어디서 왔는지는 몰라요. 부모님은 아니었고 아마도 선조 중 누군가는 그런 능력이 있었겠지요. 그런데 나만이 아니고 셋째, 넷째 남동생도 비슷한 재능이 있어요. 넷째는 골프 티칭프로를 하다가 8년 전 조율 공부를 시작했는데, 금방 따라잡더라고요."

김스 피아노는 패밀리 비즈니스다. 김 사장 3형제와 두 아들이 함께 일한다. 김 사장 형제는 테크니션으로 활동하고, 큰아들 벤자민(43)과 막내 조나단(41)은 매니저로 가업 승계를 준비 중이다. 김 사장처럼 절대음감을 지닌 벤자민 매니저는 세일즈를 총괄한다.

김스 피아노가 10년 가깝게 가와이 톱 딜러상을 수상한 것도 큰아들 덕이라는 게 김 사장의 말이다. "두 아들이 조금 달라요. 큰애는 절대음감이 있는데, 작은아들한테는 유전되지 않았더라고요. 대신 작은아들은 세밀한 편이라 인벤토리나 관리업무 등을 지원하고 있지요. 어쨌거나 비즈니스 궁합은 잘 맞으니 다행이죠."

김스 피아노에 합류한 지 벌써 20년 가까운 벤자민 매니저는 "부모님이 열심히 일해 일군 사업체다. 이미 최고 수준의 피아노 매장이지만 좀 더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쳐, 전국 최고의 딜러로 키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끔 의견 충돌 있지만 합으로 결말"
'절대음감' 부자의 조화


김창달 사장은 요즘 피아노 연주에 푹 빠져 있다. 큰아들 벤자민 매니저가 세일즈를 잘 해주고 있어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

김 사장은 지난 1월 애너하임 남가주 사랑의 교회에서 열린 '김포 청소년 오케스트라 초청 설맞이 동포 음악의 밤'에서도 연주 실력을 뽐냈다. 몇 년 전부터 스탠턴 매장 콘서트홀에서 봄.가을로 교인과 지인들을 초청한 개인 콘서트를 열고 있지만, 중앙무대에 오른 것은 처음이었다.

고엽과 찬양 메들리를 악보 없이 연주했고 앵콜곡으로 만남을 연주했는데 반응이 참 좋았다고 한다. 김 사장은 오는 24일 실비치 레저월드타운에서 또 한 번 연주에 나선다. 24일 행사 때는 김 사장이 애정을 쏟고 있는 영 피아니스트 육성 장학금도 전달할 계획이다. 피아노 연주는 벤자민 매니저의 세일즈 특기이기도 하다. "피아노를 특별히 배우지 않았지만, 그 소리를 너무 좋아해요. 한 두번 들으면 자연스럽게 그 멜로디를 찾아 연주를 할 수 있기도 하고요."

"벤자민이 피아노에 대해 설명하고 가볍게 연주를 하면 많은 손님들이 그 감성과 소리에 반하곤 한다"는 게 김 사장의 설명이다.

피아노로는 부자가 통해도 사업상으로는 가끔 충돌(?)도 생긴다. "아버지는 보수적이세요. 하지만, 저는 투자나 마케팅면에서 공격적인 편이죠. 그런 일로 부딪칠 때가 있어요. 그래도 아버지가 설립한 곳이고 패밀리가 관여하는 만큼 협의해 진행하려고 해요."
김창달 사장과 벤자민 매니저가 스탠턴의 본사 매장을 꽉 채우고 있는 피아노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김창달 사장과 벤자민 매니저가 스탠턴의 본사 매장을 꽉 채우고 있는 피아노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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