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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에게 안면 떨림증 더 많다"

얼굴 근육 관장하는 뇌신경 눌려
반 쪽에만 증세 오는 것이 대부분
두상 달라 아시안들에게 더 많아
많은 환자들 해결책 없다고 포기

수술하면 원래 상태로 되돌아 와
시술 성공률 98%로 상당히 높아


"생각해 보세요. 얼굴의 반쪽 근육이 계속 떨리면 얼마나 생활에 지장을 주겠어요? 더욱 안타까운 건 고칠 수 없다고 자포자기해서 10년 또는 20년 동안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지요." 한인 의사로서는 많지 않은 신경외과 전문의인 이정훈 박사(할리우드 장로병원 신경센터)는 30년 동안 700여 건의 신경 감압시술(눌려 있는 두뇌신경의 압력을 없애주는 수술)을 해 오면서 특히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에게 안면 떨림증이 더 많았다고 설명한다. 내용을 알아보았다.

-안면 떨림증(경련증)의 의학적인 용어를 찾아 보았더니 '편측 안면 떨림증(Hemi Facial Spasm)'으로 나왔다. 왜 편측이라 하나.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증세 중에서 99% 이상이 한 쪽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1% 정도 미만이 양쪽 얼굴에서 나타난다. 개인적인 임상경험을 보아도 양측 안면 떨림증 환자는 30년 동안 한 명으로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미국인이 있었다. 최근에 이곳 캘리포니아로 옮겨 와서 한인 환자 케이스가 또 한 명이었다. 상당히 드물다."



-편측에서 발생하는 특별한 의학적인 배경이 뭔가.

"아직까지 그것을 찾아내지 못했다."

-머리 모양이 서양인과 동양인이 달라서 아시안들에게 더 많았다고 하는데 무슨 뜻인가.

"옆에서 볼 때 동양인들의 머리 모양은 서양인들보다 뒤통수가 납작하다. 자연히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두뇌도 차이가 있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안면 떨림증은 두뇌 중에서 얼굴 신경을 관할하는 부분이 부위의 혈관에 눌려서 생긴다. 서양인의 머리형은 뒷부분이 동양인보다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그만큼 공간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눌릴 확률이 낮다는 걸 말해준다. 통계적으로 볼 때 동양인에게 20배 정도 더 많은 것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고 하겠다."

-원인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다들 알고 있듯이 두뇌는 우리 몸의 각 부분의 신경을 관장하는 사령탑이다. 두뇌와 연결된 신경에 조그마한 문제가 발생해도 기능에 이상이 온다. 얼굴이 떨리는 것은 안면 근육을 조정하는 신경이 주변의 혈관에 눌린 상태에서 발생한다. 안면 신경의 위치는 목 바로 위 귀 뒷부분이다. 만일 오른쪽 귀 뒷부분에 있는 신경이 눌렸다면 오른편 얼굴 왼쪽이면 얼굴 왼편에 경련이 일어난다."

-어떤 때에 혈관이 이 부분의 신경을 누르나.

"혈관벽에 칼슘 등의 물질이 쌓이면 단단해진다. 서로 접하고 있던 혈관벽이 단단해 지면 옆의 신경을 압박하는 강도가 아무래도 더해진다. 그러나 혈관이 단단해지는 것은 혈관 안쪽의 벽이 좁아지는 고혈압이나 그 밖의 혈관 질환과는 무관하다. 그래서 '정상적인 혈관이 신경을 누를 때'라고 말하는 것이다. 보통 30세 이후부터 혈관벽이 기존보다 단단해지기 시작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안면 떨림증을 갖는 것은 아니다. 우리 의사들 말처럼 '누구에게 생기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하겠다. 환자가 건강하지 못한 생활 습관을 가져서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증세는 어떠한가.

"처음에는 한쪽 눈에 미비한 경련이 생기는데 1초 미만이고 간헐적으로 오기 때문에 대부분 지나친다. 좀 더 진행되면 입 주변이 떨리는데 앞서 언급한 대로 대부분 한쪽에서만 일어난다. 다음 단계로는 눈과 입이 동시에 경련이 나타난다. 더 심해지면 한쪽 눈이 감겨 버린다. 경련으로 눈이 떠지지 않게 된다. 떨리는 증세가 점점 자주 오고 또 강도가 심해지면 타인이 알아볼 수 있게 되어 대인 관계를 피하게 되고 회사 생활도 큰 지장을 초래한다."

-많이 아픈가.

"통증은 동반되지 않는다. 그러나 얼굴의 근육이 계속 경련을 일으키기 때문에 생활 전체가 힘들게 된다. 입 주변의 경련은 말을 할 때와 음식을 씹을 때 여간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그 힘든 것을 잘 모를 것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안면 신경을 누르는 경우가 종양이 생겼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일단 환자가 오면 MRI를 찍는다. 종양이 원인인 케이스는 5% 정도이고 나머지 95%는 혈관 압박 때문이다. 종양일 때는 제거수술을 한다. 방사선 치료가 가능한 종양도 있다. 혈관 압박이 원인일 때는 미세 혈관 감압시술을 한다. 여기서 수술에 대한 걸 다 이야기할 수는 없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4cm 정도로 안면 신경이 있는 머리 뒤쪽 부위를 절개한 다음에 수술용 톱으로 5페니 사이즈 정도로 동그랗게 구멍을 낸 다음 두피를 들춰서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안면 신경을 누르고 있는 혈관을 찾아낸다. 찾아낸 혈관을 신경에서 분리시킨 다음에 그 사이에 작은 스펀지를 끼워 넣음으로써 서로 눌리지 않게 하는 것이 미세 혈관 감압시술(MVD Micro Vascullar Decompression)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회복은 어떠한가.

"45분 정도 걸리는 수술이고 수술 후 이틀 정도 입원한다. 정상 생활로 되기까지 2주일에서 4주일 정도 걸린다. 통증은 수술 후 이틀 정도 생기는데 이 기간은 입원해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잘 돌보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

-완치율은 어떤가.

"98% 이상이다. 10년 안에 재발 가능성은 1% 미만이다."

-부작용은 뭔가.

"안면 신경과 청각 신경이 가깝게 있기 때문에 수술 중에 자칫 청각 신경을 건드리면 청각 상실을 할 수 있다. 이럴 수 있는 확률이 1%~2% 정도 된다. 비율로 볼 때 안전한 시술이라 하겠다. 단 신경을 다루기 때문에 경험 많은 전문의를 찾는 것이 관건이다."

-보톡스를 맞는 사람들도 보았다.

"안면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라 할 수 없다. 또 계속 주기적으로 맞아야 하기 때문에 병을 끌고 가는 것과 같다. 안면 떨림증의 치료는 따로 약이 없다. 눌려 있는 신경을 수술로 해결해 줘야 한다."

-예방책은 없나.

"정상적인 혈관이 안면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기 때문에 따로 예방법은 없다 하겠다."

-전문의로서 조언이 있다면.

"200 케이스 넘는 감압시술을 해 오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많다. 필리핀계 남성이 10년 넘게 고생하다가 수술이 있다는 걸 나중에 알고 찾아왔다. 수술 후 열살 된 아들이 아빠를 보고 '아빠가 웃는 얼굴 처음 본다'고 했을 때가 생각난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줄곧 경련을 일으키는 아빠 얼굴만 보고 자랐던 것이다. 최근 시술을 받은 한인 여성은 20년 가깝도록 안면 떨림증으로 보톡스를 계속 맞다가 온 케이스이다. 수술 후에 '내가 이렇게 예쁘게 생긴 줄 몰랐다'며 기뻐했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 받을 때 눈가가 떨릴 때는 양쪽 눈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크게 문제삼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한쪽 눈가에 경련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아가 볼 것을 권한다. 수술로 완치되는 병임을 이해하길 바란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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