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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착증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은 이유

제왕절개술 등 복부수술 후유증
자궁내막염이 다른 장기에 전이

맹장염 위궤양 등도 염증 유발
대부분 불편한 증세 못 느껴
소장에서 발생해 변비와 무관해
단식으로 증세 호전되는 경우 많아


40대 여성은 최근 장 내시경을 받았는데 "장 유착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다.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더니 "아무런 조치가 필요 없다"고 의사는 답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지만 정확히 어떤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고 평소 변비가 심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는 의심이 들면서 마음이 불안해졌다. 최명기 위장 내과 전문의는 "장 유착(abdominal adhesion)은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현저히 많은데 변비와는 사실상 큰 연관이 없다"며 "장 유착은 일종에 내장에 생긴 상처이지만 크게 걱정할 증세는 아님"을 지적하면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걱정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들에게 많은 증세인가.

"임상경험으로 볼 때에도 확실히 남성보다 많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99%는 증세를 거의 못 느끼면서 지낸다. 내장에 일종에 상처가 생긴 것이지만 그로 인해 심한 통증이 오거나 더군다나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의사로부터 장 유착이 있다는 말을 듣고 여성들의 경우 변비와 연관지어 '아 장이 점점 막혀가는구나'하면서 노심초사하는데 장 유착증이 뭔지 확실히 모르기 때문이다."



-'유착'의 의미는 있어야 할 위치에 있지 않고 다른 데로 가서 붙는 것이다. 서로 붙기 때문에 자연히 원래보다 장이 좁아져서 변비가 되는 것 아닌가.

"많은 분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그 부분이다. 서로 붙는 부위가 장의 안쪽이 아닌 바깥 부분이 된다. 우리의 내장을 모두 감싸고 있는 벽을 복막이라 하는데 여기에 염증이 생길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유착과 장의 안쪽이 막혀 버리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가 된다. 또 하나 변비와 무관한 이유는 장 유착은 주로 소장(작은창자)에서 일어나지 대장에서는 일어날 수가 없다. 대장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되어 있지만 소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 유착과 변비는 서로 연결짓지 않는 것이 좋다."

-소장이 근처의 다른 장기나 복막에 염증으로 인해서 붙는다고 했는데 소장이 범위는 어느 정도 되나.

"해부학적으로 말하자면 대장은 길이가 1.5 m 정도이고 굵기가 소장보다 두껍다.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되어 있다. 반면 소장은 대장보다 굵기 가늘면서 길이는 거의 4배로 길다. 약 6m 정도가 된다. 역할도 물론 다르다. 위장에서 내려간 음식물은 소장에서 소화되는 것이지 찌꺼기를 거르는 곳이 아니다. 대장에서 이 일을 한다. 즉 대변과 연관되는 작업을 하는 곳이 대장(큰창자)인 것이다. 대장의 안이 막혀 복통과 변비를 일으키는 증세와는 다르다."

- 원인이 뭔가.

"앞서 설명한 염증이 주요한 원인이다. 경로는 다양하다. 가장 많은 것이 제왕절개를 비롯한 복부수술(맹장ㆍ위궤양ㆍ복막염ㆍ담석 제거 등)로 인한 후유증으로 염증이 생겼을 때 흔히 장 유착이 일어난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이 같은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장 유착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걸 확실히 짚고 간다. 또 여성들의 경우 자궁 내막염을 앓은 사람에 있어서 그 염증이 전이되었을 때 장 유착 증세를 가질 확률이 높다. 압도적으로 여성에게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수술 장갑도 원인일 수가 있다고 했는데 어떤 것인가.

"수술용 장갑은 미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 미세한 파우더와 같은 것이 발라져 있는데 이것이 수술 중에 미량 장기에 떨어져서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도 흔하지는 않지만 발생 되는 걸 말한다."

-위궤양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장 유착이 일어날 수 있는 건 어떤 경로인가.

"위궤양으로 위장 벽에 구멍이 생기면 위산이 흘러 내장 벽에까지 가게 되는데 위산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위궤양뿐 아니라 맹장염이 심해져서 안에서 터질 경우 그 안에 있는 물질(음식 찌꺼기 또는 대변) 역시 해로운 것인 만큼 염증을 유발시킬 수 있게 된다."

-장 유착이 되면 어떤 증세를 느끼게 되나.

"거의 99%가 증세를 모르고 지낸다. 많은 경우 불편함을 못 느낀다. 또 생명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의사들이 장 유착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해주면서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것이다. 흔하지 않은 1% 미만의 경우는 복통 구토증과 메스꺼움 증세가 오는데 이런 경우는 염증으로 인해 서로 달라붙은 모양이 마치 수도 파이프를 뒤틀어 놓은 것처럼 꼬이게 유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례는 매우 드물다. 개인적으로 볼 때에도 10년에 한두 명 정도 본다. 소장의 일부가 막혀 버렸기 때문에 심한 경우 복부팽만감이 느껴지고 실제로 배가 나온다. 토하는 이유는 소장은 음식물이 소화되면서 통과되어야 하는데 막혔기 때문이다. 속이 메스꺼운 것과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소장 아랫부분인 대장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변비가 되지는 않는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먼저 진단을 내리는 과정부터 말하자면 복부 엑스레이를 찍는다. 그 결과 막힌 부위가 있는 것이 의심되면 다른 문제를 확인해 보기 위해서 장 내시경을 받게 한다. 혹시 막힌 원인이 유착이 아닌 암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암이 아닌 것이 확인되면 장 유착증을 의심할 수 있게 된다. '의심'이라고 하는 이유는 장이 유착된 것은 개복을 하여 열어보지 않으면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을 확인하기 위해서 개복을 하지 않는다. 유착이 거의 확실시 되면 하루 동안 단식을 하게 한다. 음식은 물론 마시는 것도 일체 금한다. 하루 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케이스는 증세가 사라진다. 그러면 치료가 된 것이다."

- 약이나 다른 것은 없나.

"복통과 구토가 일어난 이유는 소장의 일부가 뒤틀려 막혔기 때문이다. 하수관이 막혔을 때 아무것도 붓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두면 서서히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상상하면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뒤틀리게 서로 부착된 소장은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은 상태로 그대로 두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러면 더 이상 복통이나 음식이 위로 올라오는 구토증이나 속이 거북한 증세들이 사라진다. 약이나 다른 조치가 필요 없게 된다."

-수술 같은 조치도 전혀 없나.

"그래도 증세가 계속되면 유착된 부위를 잘라 줌으로써 꼬인 부위를 풀어주는 수술을 한다. 아주 드물면서 심한 경우에 해당된다."

-전체적으로 들어 보니 장 유착증은 걱정할 필요가 많지 않은 증세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흔치 않은 1% 미만에 본인이 해당 될 경우에는 빠른 조치를 의사를 찾아가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제왕절개나 자궁내막증을 가졌거나 담석 제거 맹장 수술을 한 사람들은 설사 장 유착이 있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을 때에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여성들에게 많은 변비를 이와 연관되어 근심거리를 새롭게 만들면 오히려 마음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올바른 의학지식을 갖길 바란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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