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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에지워터 강변의 송덕비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청사는 해켄색에 있다. 70여 개 타운의 100만 가까운 인구의 행정을 담당하는 곳이다. 이 곳 4층 컨퍼런스 룸에서 지난 10일 월요일 늦은 오후 에지워터 민주당 시장후보 예비선거에 나섰던 김진한 후보의 잠정투표 개표 결과가 발표됐다.

김 후보는 지난 4일 예비선거 당일 밤 늦게 나온 직접투표 결과에서 326표를 획득해, 339표를 얻은 마이클 맥파틀랜드 현역시장에 13표가 뒤졌다. 이어 7일 실시된 우편투표 개표에서는 30표 대 37표으로 조금 더 뒤졌다.

그러나 기대를 걸었던 이날 잠정투표 발표에서 10표 대 12표로 다시 밀림으로써 정말 아쉽게 시장 당선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한인들의 미국 이민사상 지방자치단체 최연소 시장이라는 기록 작성에는 실패한 셈이다.

그러나 김 후보는 불과 25세의 나이로, 전혀 정치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신인임에도 이번 선거에서 지역 정치를 지배하고 있는 현역시장과 초박빙의 승부를 펼쳐 366표 대 388표(22표차)라는 기적 아닌 기적을 일궈냈다.



10일 잠정투표 개표가 끝난 다음에 불과 22표차로 이긴 것을 확인한 맥파트랜드 시장 측 인사들 2명이 기뻐하기는 커녕 얼굴이 붉어진 채 눈을 내려보면서 서둘러 컨퍼런스 룸을 빠져나가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아마 부정과 부패 의혹으로 주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맥파트랜드 시장으로서는 이번 예비선거에서 무명의 김 후보를 맞아 죽다 살아난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 후보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보통 미국에서는 변호사와 부동산 사업자들이 정치를 많이 한다. 풀뿌리 정치의 기반인 타운이나 시도 마찬가지다. 이건 잘못된 것도 아니고, 고쳐야할 것도 아닌 일정한 이유가 있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당연히 변호사는 머리가 영민하고, 부동산 사업자는 재정과 대인관계, 업무 관리 능력이 뛰어나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들보다 정치를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현재 지방자치단체 행정 컨설팅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김 후보는 실제로 어느 누구보다도 시정을 잘 아는 후보라고 할 수 있다. '명관'의 자질을 갖추고 있음이다.

비록 이번 예비선거에서 패했지만 김 후보가 주민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영역을 넓혀 간다면 3년 후 얼마든지 돌풍을 재현하면서 시장에 당선될 수 있다. 김 후보가 시장이 되고, 선정을 펼쳐서 몇 십 년 후 에지워터 허드슨 강변에 그를 칭송하는 주민들의 송덕비가 세워지는 것은 나만의 상상일까.


박종원 /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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