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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칼럼] 노벨상 상금도 세금을 내나?

과학자들에게 10월은 노벨상의 달이다. 노벨상에 관심이 가는 것은 필자가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올해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1983년에 최초로 리튬배터리를 개발한 아키라 요시노 교수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엄청난 부를 축적한 스웨덴의 알프레드 노벨은 1896년 세상을 떠나면서 재산의 대부분을 희사해 노벨상을 제정했다. 지금으로 환산하면 2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액수다. 결혼도 하지 않았고 자식도 없어서 유산을 둘러싸고 친족 간에 굉장한 싸움이 벌어졌다. 오늘날 노벨상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충직한 유산집행인 랑나르 솔만 덕분이다.

우여곡절 끝에 1901년에 첫 수상자들이 나왔다. 처음 몇 년간은 19세기 말에 뛰어난 업적을 낸 과학자들, 문필가들, 사회운동가들이 차례차례 수상을 했다. 상징성이 큰 첫해 수상자들의 선정에는 상당한 심사숙고가 필요했다. X레이를 발견한 뢴트겐이 이견 없이 첫 물리학상을 수상한 반면 문학상 쪽은 유력한 후보로 여겨졌던 톨스토이 대신 다른 작가가 수상해 문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과거에는 젊은 천재 과학자가 수상한 일도 종종 있었다. 윌리엄 브래그는 25세였던 1915년에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파키스탄의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17세에 2014년도 평화상을 수상하기까지 최연소 수상 기록이었다. 근래에 와서는 과학기술 연구에 투입되는 비용과 노력, 시간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수상자들의 연령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노벨이 거액의 유산을 헌납했다지만 그 돈이 영원히 유지되는 것은 아니어서 노벨상재단은 기금을 투자하고 관리한다. 상금 액수도 조금씩 달라지는데 10억원에서 13억원 가량이다. 노벨상은 최고 3명까지 공동 수상할 수 있다. 이 경우 상금은 공동 수상자 수에 따라 나뉘게 된다.

인류 최고의 업적을 남기고 인류 복지에 크게 기여한 이들이라 월계관이라도 씌워줘야 할 것 같지만 노벨상 수상자도 세금 앞에 예외는 아니다. 상금 액수가 커서 각국의 국세청에서 꽤나 많이 가져가는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아예 상금을 뜻깊은 사회사업에 기증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들도 사람이니 만큼 집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요트를 사거나, 이혼 위자료에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연구비로도 쓴다. 잘 알려진 예가 유명한 퀴리 부인 부부의 경우로, 1903년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며 받은 상금을 연구에 투입했다. 결국 1911년에 또다시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다. 하지만 남편인 피에르 퀴리 박사는 세상을 떠나 두 번째 노벨상의 영광을 퀴리 부인과 나누지 못했다.

천재적인 노벨상 수상자들이 발견하거나 개발해 낸 과학기술들은 과연 우리 생활의 어디에서 쓰이는 것일까. 터무니없이 복잡하고 실용성보다는 이론적일 듯하지만 정답은 '우리 삶의 전반에서 쓰이고 있다'이다. 물리, 화학 또는 생명 현상들이 규명되면 이들은 조만간 인류복지를 위해 쓰이게 된다. 올해 화학상을 수상한 리튬배터리 기술은 전화기, 컴퓨터, 전기자동차까지 현대 기술문명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기술이다. 80년대 말 이후 30여 년간 미제로 남아있던 한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최근 밝혀졌다. PCR이라는 생명과학 기술이 기여한 바가 큰 데 개발자인 캐리 멀리스 박사가 그 업적으로 1993년도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최영출 / 생명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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