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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이해찬·장하성, 부동산 세금 딴소리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5 08:48

김 “점차 개편” 이 “종부세 강화”
장 “세금이 능사는 아니다” 반박

부동산 세금이라는 같은 주제를 둘러싸고 당·정·청 핵심 인사들이 각자 딴소리를 내고 있다. 어떤 방향의 정책이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기존 정부 정책도 쉽게 뒤집힌다. 시장과 국민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지난 7월 김동연 부총리는 부동산 보유세와 관련,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점진적 개편을 추진하겠다”(종합부동산세 개편방안 브리핑)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에 대해선 종부세 강화를 검토해야 한다”(고위 당·정·청 회의)며 ‘강경 모드’를 펼쳤다. 5일에는 다시 장하성 실장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급격하게 세금을 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며 수위를 낮췄다.

이처럼 최근 집값 급등에 대해 당·정·청은 ‘엇박자’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여권의 ‘종부세 강화’ 주장을 장하성 실장이 반박하는 식이다. 실제 정책을 정하고 집행하는 정부는 곤혹스럽다. 정부의 ‘점진적 개편’ 기조가 지켜질지도 미지수다. 올해 세법개정안에 담겼던 종부세 개편안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권 인사의 발언이 여과 없이 나오며 시장의 안정성을 크게 해치고 있다”며 “경제 정책을 청와대와 여당이 주도하면서 세법 개정과 같은 중요한 정부 정책의 방향이 쉽게 뒤바뀌는 경우가 너무 잦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부터 시행된 법인세·소득세율 인상 과정에서 여당은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는 김동연 부총리의 입장을 뒤엎고 세율 인상을 관철시켰다.

“당·정·청 정책 조율도 않고 노출, 국민 혼란만 가중”

정부도 할 말이 많진 않다. 부처 간 정책 혼선이 여과 없이 노출되고 있어서다. 부동산 정책 주무부처 수장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주택임대등록 사업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과하다. 혜택을 줄여야겠다”고 말했다. 그간 임대사업 등록을 독려했던 정부의 기조와 배치되는 발언이다. 이러자 세금 정책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는 “제도 보완 대상은 신규 주택을 취득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했을 때로 한정한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다.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 조짐에 부동산 시장만 혼돈에 빠졌다.

이뿐이 아니다. 기재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회사가 판매하는 예금·출자금 등에 대한 준조합원의 비과세 혜택을 축소하는 안을 담았다. 하지만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혜택 축소를) 총력을 다해 막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이러면서 농·수협 준조합원 비과세 축소 방침은 관철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또 기재부는 세무조사 때 조사를 받는 납세자가 녹음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국세청은 “세무조사 현실을 잘 모르면서 논의조차 없었다”고 반발하며 이 문제를 국회 등에서 공론화하겠다는 의지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정부가 발표한 안을 정부 내 다른 부처가 부정하면 국민은 어떤 부처의 말을 믿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세금같이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부처 간 충분히 조율을 거친 뒤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암호화폐를 둘러싸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거래소를 폐쇄하겠다”고 했다가 청와대가 진화에 나서는 등 문재인 정부 들어 정책 혼선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간 혹은 부처 내 엇박자가 시장과 국민의 혼란을 가중하고 정책 신뢰도를 훼손시킬 수 있어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조율되기 이전의 정책 사항이 마치 확정된 사안인 양 노출되면 시장의 혼선이 가중되고 실제 결정된 정책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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