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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9·9절 방북 무산 … 트럼프의 견제구 먹혔나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04 08:29

김정은과 열병식 부담 느낀 듯
서열 3위 리잔수가 대신 방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틀째 열리고 있는 중국·아프리카 협력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정상회의에는 아프리카 53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베이징 EPA=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인 9·9절에 방북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대신 중국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임위원장 겸 정치국 상무위원을 특사로 파견키로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4일 “리 위원장이 시 주석의 특별대표 신분으로 당정 대표단을 이끌고 8일 북한을 방문해 북한 건국 70주년 기념활동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공산당 대외연락부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북한 정부의 초청에 의한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리 위원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하고 시 주석의 친서를 전달할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이 서열 3위인 리 위원장을 파견키로 한 것은 고심의 산물로 평가된다. 시 주석 본인은 가지 않되 과거 사례에 비해 축하 사절의 서열을 높이는 절충안을 선택했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한때 중국 당정에서 시 주석의 방북도 검토된 것으로 안다”며 “시 주석이 9·9절에 가지 않기로 한 것은 최근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이 없고 북·미 관계 교착 등의 변수를 고려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중 관계에 밝은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열병식을 개최할 예정인데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인민군을 사열하는 모습이 외부로 비춰지는 건 중국으로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런 장면이 연출될 경우 중국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전에서 확실하게 북한 편에 선다는 메시지를 줘 중국의 배후 역할에 대한 의심이 깊은 미국을 더욱 자극해 미·중 관계의 악재가 될 수 있어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무역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훨씬 더 강경한 입장 때문에 그들(중국)이 예전만큼 비핵화 과정을 돕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며 “폼페이오 장관은 아마 중국과의 무역관계가 해결된 이후 가까운 장래에 북한에 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로 예정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을 취소하며 중국 책임론을 거론한 것이다. 중국이 참여하고, 북한의 ‘뒤’를 봐주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취지여서 사실상 시 주석 방북에 대한 불쾌감을 표현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의 전직 고위 외교 당국자는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듯하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9·9절 불참은 북한을 배려한 측면도 있다. 시 주석은 앞서 2015년 노동당 창건 70주년 때에는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을 특사로 파견하고 친서를 전달했다. 이번에는 서열을 높이면서 시 주석의 신임이 두터운 측근인 리 위원장을 파견함으로써 북·중 관계를 과거보다 더 중시하고 있다는 뜻을 전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 본인의 9·9절 방북은 무산됐지만 연내 방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시 주석의 방북은 3월 하순 김 위원장의 1차 방중 때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 합의 사항이다. 당시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초청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이 이뤄지면 2008년 국가 부주석 시절 방북한 이래 10년 만이며 집권 후로는 처음이다. 시 주석의 방북 시점은 북·미 관계와 비핵화 진전 등 한반도 정세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게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서울=정용수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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