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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내년 예산서 "사드 기지 비용 580억 한국이 낼 것"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2/14 00:16

사드 업그레이드에 10억 달러 추가 투입, 사드 확대 관측
국방부, "미국 기본 입장 들어, 추가 논의는 전혀 없어"

미국 국방부가 최근 2021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경북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에 군사시설을 짓는 프로젝트에 ‘한국 측 건설비용(Korea funded construction)’ 4900만 달러(약 580억원)를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 관련 비용이 미 국방부 예산으로 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방위비 분담금과의 연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ㆍ미 양국은 올해부터 새로 적용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을 진행 중이다. SMA 협상이 타결도 되기 전에 미 국방부가 한국 정부가 부담할 비용을 한국 측과 상의도 없이 예산안에 포함시킨 것은 이례적이다.

한국군 관계자는 14일 미측의 사전 양해가 있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된 바는 없다”며 “성주 기지의 환경영향평가가 끝난 뒤 협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도 “사전 협의는 없었다”는 반응이다.

미국 “사드 업그레이드에 10억 달러”



2017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추가 배치가 임박한 모습. 그해 9월 5일 오전 기존에 사드 발사대 2기가 임시 배치된 경북 성주골프장에서 중장비가 동원돼 추가 배치를 위한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미군 관계자들이 추가로 배치되는 발사대를 놓을 사각의 공간을 만드는 모습이 보인다. 성주=프리랜서 공정식






또 미 국방부가 미 본토와 괌, 한국 등 7곳에 배치된 사드 성능개선 비용으로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를 쓰겠다는 계획을 밝힌 점도 주목거리다. 존 힐 미국 미사일방어청장은 “발사대를 포대와 분리할 수 있다면 한반도에 많은 유연성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드 발사대를 포대에 있는 레이더로부터 분리해 이동 배치하는 식의 성능 개선이다.

한국군 당국자는 “성능개선에 대한 미측의 기본적인 입장만 들었을 뿐 구체적으로 사드 발사대를 어디로 옮길지, 추가 배치할지 등에 대해선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방위비 압박 출발점 ‘사드’, 미 국방부 예산안에 등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미 국방부의 예산안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당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게 된 출발점이 바로 사드였기 때문이다. 2017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사드 운용비용의 10억 달러(1조원)를 한국에 내게 하고 싶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같은 해 7월 내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등 외교ㆍ안보 참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드를 언급하며 “한국을 위한 미사일 방어(MD) 비용으로 100억 달러(11조)를 쓰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SMA 협상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미사일방어체계(MD) 비용 분담을 관철시키려 한다는 말이 나왔다. 지난 해 12월 방한한 미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SMA 특별대표는 ‘미국이 요구하는 비용에 사드 관련 운용비가 포함돼 있느냐’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한ㆍ미 협상팀은 사드 운용비용을 방위비 협상과 직접 연계하려 하지는 않았다. 배치 때부터 한국에서 반대 여론이 나왔던 민감한 사안이고, SMA에서 ‘협상의 칩’으로 거론할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었고 한다.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미국대사관 공보원에서 내신 기자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외교부 SMA 협상팀은 이날도 “사드 비용 분담에 관한 내용은 SMA 협상 과정에서 전혀 논의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문제는 미국이 요구하는 미사일방어체계 비용분담에 사드 운용비용이 포함됐느냐, 안됐느냐를 똑 떨어지게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이 제공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는 사드, 패트리어트-3 등이 포함되는데, SMA 협상 때 통칭해 미사일방어체계 관련 비용으로 묶어 ‘회색지대’로 합의를 할 수 있다.

야금야금 확대되는 SMA



한국과 미국은 19일 내년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를 열었으나 양측의 입장이 강하게 부딪힌 끝에 다음 회의에 대한 논의도 없이 종료됐다. 사진은 이날 회의 종료 뒤 미국대사관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는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수석대표 (왼쪽 사진)와 외교부에서 브리핑하는 정은보 한국 측 협상 수석대표(오른쪽 사진). [연합뉴스]






이번에 미 국방부가 발표한 ‘한국 측 비용’이 사드 운용비용이 아닌 부지 내 군사시설 관련 예산이라는 점도 한국 측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 예산안은 성주 사드 부대에 ‘새로운 건설 프로젝트’ 명목으로 4900만 달러(약 580억원)를 배정한 뒤 한국 정부의 분담 가능성을 거론했는데, ‘군사건설비’는 기존 SMA에서 한국 측이 분담을 해왔던 항목이다. 여기엔 무기창고·보안조명·사이버보안 등에 3700만 달러, 전기·하수도·도로포장·배수 등에 700만 달러가량의 예산 계획이 담겼다. 한국 정부에선 미국의 일방적인 예산 발표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총액 타결 후 SMA 이행 과정에서 국방 당국 간 재량으로 쓸 수 있는 정도의 예산인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들어 총액은 물론 세부 내역에서도 SMA로 커버하는 범위를 야금야금 늘려가고 있다. 11차 SMA 협상은 막바지에 왔지만, 한미 당국은 2월 협상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그만큼 ‘진실의 순간’에 와있다는 얘기”라며 “어느 한쪽이 결단을 해서 극적으로 타결이 되든지, 아니면 깨지든지 중요한 지점에 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유정ㆍ이근평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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