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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바이어스 마켓은 처음"

주택시장 침체 명암

둘루스에 거주하는 김 모씨. 최근 김 씨는 주택구입을 위해 융자회사를 찾았다. 자영업을 영위하는 김씨는 평소 크레딧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좋은 조건에 융자를 받기위해 이런저런 조건들을 따져보고 있었다.

높은 이자를 내고 융자를 받기엔 내키지 않아 융자 전문인과 상의해 융자를 신청했지만 좀처럼 은행문턱을 넘어설 수 없었다. 은행측은 김씨에 대한 세금 보고 등 관련서류를 추가로 요구했고, 클로징 날짜까지 융자를 받지 못한 김 씨는 결국 계약금만 손해를 봤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주택거래가 위축돼서, 주택 실수요자들은 모기지 대출 받기가 어려워 이래저래 거래가 위축되는 상황이다.

▶모기지 융자가 관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거진 이후 융자조건이 크게 까다로워 지면서 한인들의 모기지 융자 받기가 더욱 어려워 졌다.

자영업자들이 세금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경우 더욱 어렵다. 요즘 새로 집을 장만하기 위해 모기지 대출을 받으려면 10%의 다운페이는 기본이다.
서브프라임 사태 전 5%에서 배나 늘었다. 크레딧 점수도 660점 정도에서 700점 이상으로 높아졌다.



임성소 조지아한인부동산협회장은 "이전에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사실만 증명해도 융자가 수월했지만, 지금은 직종에 따라 적정 수준의 소득을 입증해야 하고, 세금보고에 대한 서류 준비 등 절차가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김병규 융자 전문인은 "최근엔 아예 부동산 구입시 융자가 가능한지 먼저 확인하고 절차에 들어간다"며 "은행에서 갑작스럽게 융자를 줄 수 없다고 이메일로 통지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변하고 있어 골치가 아플 정도"라고 덧붙였다.

▶듀 딜리전스 조항 살펴야= 융자조건을 먼저 따져보지 않고 계약을 진행한 바이어들은 계약금을 손해보기 십상이다. 김영자 부동산 전문인은 "타주에서 신규콘도를 구입한 고객이 은행에서 융자를 받지 못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이미 콘도에 대한 감정평가가 나와 있는데도 은행들이 이리저리 흠을 잡으면서 융자를 내주지 않는게 요즘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유경화 전문인도 "7월 들어 융자조건이 무척 까다로워 졌다"며 "융자를 먼저 따져보지 않고 계약을 진행한 경우, 계약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응해 듀 딜리전스 기간(Due Diligence period)의 조항 유무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 전문인은 "보통 15일 정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는데 이 기간엔 계약을 무효화 할 수 있다"며 "이 조항이 있는지 살펴보고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에이전트 수난시대=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하루에도 여러명의 바이어와 함께 집들을 둘러보고 다니면서 계약을 추진하지만, 시간과 개스값만 낭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최근엔 집을 다 둘러보고 계약을 진행하려다가 융자가 어려워 거래가 깨지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임성소 회장은 "최근 에이전트들은 주로 숏세일이나 차압주택들을 살피는 경우가 많은데, 힘들게 추진해도 소득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더욱이 8월이면 부동산 성수기가 지나는 시점"이라며 "시장은 침체되고 일거리는 더욱 줄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경화 전문인도 "요즘같은 경우 펜딩상태에 있는 건수는 있지만 리스팅이 많을 수록 골치만 아프다"며 "이런 시장상황에서 부동산 에이전트들이 죽을맛"이라고 말했다

▶얌체 바이어들도 등장= 리스팅 가격에서 큰 폭으로 가격을 깍는 것은 물론 에스크로에 들어간 뒤에도 추가 인하를 요구하는 바이어들이 늘고 있다. 셀러들이 시세와 비교해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내놓아도 바이어들은 터무니 없이 가격을 낮춰 부르기 일쑤다.

한 관계자는 80만달러의 차압 주택을 은행에서 50만달러에 내놓은 상황이라면 한인 바이어들은 또다시 40만달러로 깍아줄 것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유경화 전문인은 "최근 나와있는 시세도 이미 싸게 책정되어 있는 상태인데, 여기에 25%~30%가량 더 싸게 부르는 경우가 많다"며 "셀러와 바이어의 기대치가 너무 달라 계약이 성사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인텔리 부동산의 이원경 전문인도 "바이어스 마켓 상황이라 별별 사례들이 다 있다"며 "바이어들의 가격 낮추기가 도를 넘을 때가 있다"고 푸념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바이어들은 아무리 좋은 조건에 계약해도 더 깎아야 될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며 "더욱이 주변에서 더 깎을 수 있다고 부추기는 경우도 많아 추가 가격 인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얌체 바이어는 막다른 상황에 처한 건물주를 상대로 막무가내로 깎기도 한다"며 "애틀랜타에서 이런 바이어스 마켓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권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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