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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도 ‘코로나 스트레스’ 받는다

갑자기 짜증 내고 이불에 쉬하고 ...

육아정책연구소 등 재난 극복 심리방역 매뉴얼 발표
일상의 변화에 스트레스…말보다 행동으로 표현 관심
일정한 생활 리듬 유지하고, 재난 미디어 접촉 줄여야

# 최근 스와니에 거주하는 박 모 씨의 6살 난 큰딸이 잠을 자던 중 이불에 오줌을 싸는 경험을 했다. 그러던 중 한국발 뉴스 등에서 자녀들의 스트레스가 이런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박 씨는 “3살 이후로는 오줌을 싼 적이 없었는데, 몸이 피곤한 것도 아니고 왜 그런지 몰랐다”며 “환경이 바뀌면서 아이들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이런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짜증과 불면, 죽음의 언급….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면서 미주 한인 중에서도 심리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어른뿐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이른바 ‘재난 스트레스’를 겪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아이들도 비껴가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국의 육아정책연구소·한국발달심리학회는 영유아 가정의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재난 극복 심리방역’ 매뉴얼을 공동 보급한다고 14일 밝혔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웹사이트를 통해 첫 번째 ‘내 아이 재난 스트레스 다루기’에 대한 내용을 게재했다.

두 기관에 따르면 아이들이 받는 ‘코로나 스트레스’는 크게 4가지 특징으로 요약된다. ▶일상의 변화가 어른보다 더 큰 스트레스이고 ▶말보다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표현하며 ▶부모 반응을 통해 재난 상황 이해하지만 ▶ 스트레스를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말하지 않는 것이다.



우선 마스크 착용이나 데이케어, 학교 휴교 등 급격한 일상 변화를 아이들은 쉽게 알아차린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반복적이고 일관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삶이 달라지면 어른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언어 표현은 제한적이다. 속마음을 말로 다 드러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말’보다는 ‘행동’으로 스트레스를 표현하곤 한다. 재난 상황을 목격한 뒤 평소와 크게 달라진 행동이 나타나는 식이다. 예를 들면 식습관 변화, 수면 어려움, 야뇨증, 악몽, 아기 짓 같은 퇴행적 행동, 짜증·공격성 증가, 파괴적 놀이, 죽음 언급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들은 코로나19 처럼 낯설고 새로운 존재를 만났을 때 부모 반응을 보고 이해하려 한다. 엄마와 아빠가 불안해 하는 걸 옆에서 본 아이들도 똑같이 겁을 먹고 불안해 한다는 의미다. 특히 아이들에게 재난 상황 자체보다 부모의 비난, 강압적 양육 방식 등이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은 부모가 걱정하는 걸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큰일을 겪어도 이를 말하지 않거나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곤 한다. 코로나19 유행 같은 재난적 상황에선 어른보다 더 어른스럽게 행동하는 일이 생긴다는 의미다. 다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말하지 않다 보니 가슴 속에 쌓일 수 있다.

육아연과 학회는 부모들이 아이의 ‘코로나 스트레스’를 해소해 줄 심리방역을 잘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내 집에만 있더라도 기상, 식사, 놀이, 취침 시간대를 최대한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생활 리듬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재난, 죽음과 관련된 이미지는 안 보여주는 게 좋다.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림이나 놀이, 춤 등을 표현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너 때문이야”나 “네가 잘못해서 그래” 같은 강압적 표현과 비난도 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급격한 행동 변화를 보이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육아정책연구소 웹사이트(www.kicce.re.kr/main/index.do)



권순우 기자·서울 본사=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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