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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본 시카고]대중 매체와 문화가 담은 잿빛 도시

최용기(영화 제작자)

뉴욕, 워싱턴, LA, 라스베이거스 그리고 시애틀.

많이 듣고 보아 익숙하고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은 들여다보고 싶은 미국의 도시들이다. 그럴 듯한 인연이 있거나 유독 관심을 갖고 탐구해 보았기 때문은 아니다. 대중매체나 대중문화를 통해 귀로 듣고 눈으로 보았을 뿐. TV나 영화를 통해 살짝 스친 짧은 간접 경험이 이 도시들을 꿈꾸게 만들었음이다.

뉴욕이라면 맨해튼가를 천천히 걸으며 멋쟁이 뉴요커들을 직접 만나고 맥 라이언 혹은 앤 해서웨이가 들렀던 카페를 찾아보고 브로드웨이에서 ‘오페라의 유령’에 빠져보고 싶다. 워싱턴에선 단체 관광객에 끼여 전 세계를 호령하는 백악관, 의회와 링컨기념관을 ‘수박 겉핥기’식으로라도 구경하려 한다. LA라면 할리우드의 스튜디오들과 스타의 거리를, 라스베이거스에선 카지노를 즐기고 싶다. 시애틀에 가면 ‘왜 잠 못 이루는지?’ 그 이유를 직접 체험하면 어떨까?

이 작은 소망들은 영화나 TV에서 연유한다. 그 속에서 뉴욕은 로맨틱함과 화려함으로, 워싱턴은 정의로, LA는 반짝이는 스타와 풍요로움으로, 라스베이거스는 욕망을 자극하는 짜릿한 모험으로 가득 차있다.



시카고?

영화 ‘알 카포네’와 ‘언터처블’의 알 카포네, 뮤지컬 ‘시카고’, 쇠락한 공장들과 노동자들의 데모. 무지막지한 갱단, 탐욕과 배신의 무대, 그리고 녹슨 공단들과 격렬한 노동자들의 시위. 얼핏 떠오른 이미지들. 음울한 잿빛이다.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들지 않는다. 관심을 기울일 이유도 없었고 그저 피하고 싶은 생각 뿐.

미국의 대중매체와 대중문화는 왜 이리도 시카고를 어둡고 음울하게만 담아냈을까? 뉴욕은 그렇게도 멋지고 로맨틱하게 그려내 전 세계인들을 유혹하면서 말이다. 아리송할 뿐이다.

시카고가 다른 의미로 각인될 수도 있었을 게다.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에 첫 발을 디뎠던 최희섭이 버텨냈으면 말이다. ‘시카고 컵스’에서 성공신화를 써냈다면 시카고가 ‘성공’의 이미지로 기억의 한쪽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최희섭은 멈췄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주목 받지 못하고 광주 KIA 타이거즈에서마저 쓸쓸히 사라졌다.
[㈜커리지필름•㈜필름문앤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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