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의 건강 이야기] 유전자 가위
20여 년 전 개봉한 가타카(Gattaca•1997)라는 영화에는 인간의 유전자를 조작하여 우수한 형질만 가지고 있는 아이를 키우고 교육시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럼 인간의 유전자는 과연 조작이 가능한 걸까요? 인간이 알 수도 없을 만큼 오랜 시간 동안 진화되어 온 것을 쉽게 바꿀 수 있을까요?
저만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미 오랜 기간 여러 학자들에 의해 이러한 연구가 진행이 되었으니까요.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유전자 가위는 예전에 제가 썼던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c)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접근방법이 인간의 질병과 연관되어 진행이 되어 온 것입니다.
몇몇 대표적인 유전병을 살펴본다면 혈우병(hemophilia), 레버 선천성 흑내장(Leber’s congenital amaurosis), 백혈병, 암 등이 있습니다.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는 희귀성, 혹은 난치성 병들입니다. 이러한 질병에 대해 새로운 접근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특히 안전성이 확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작년 이맘때쯤 한국에 있는 연구진이 유전자 가위의 정확도를 1만배 이상 높이는데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이들은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CRISPR-CAS9)을 사용하였습니다.
CRISPR-CAS9이라는 것은 두 개의 개체를 하나로 엮은 것입니다. 문제가 있어서 잘라야 하는 목표 DNA에 찾아가 달라붙는 가이드 RNA를 CRISPR라고 하며 분자와 DNA를 자르는 가위를 CAS9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확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부작용이 줄어 듦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작용이란, 목표로 하지 않은 유전자까지 잘라버려 의도치 않는 변이를 발생시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아직은 많은 노력과 좀 더 많은 기술의 변화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특히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시험은 함부로 예측 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우리의 몸을 완벽히 이해하고 질병을 다룰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재미 제약인협회 일리노이지부 회장]
정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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