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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와 60년대 한인이민교회에서

[김대성 목사의 한국교회사]

삼월인데도 칼바람에 볼이 아프네요. 웅크린 채 종종걸음으로 밤길을 걷는데 한국사람 같은 분이 마주쳐 지나갑니다. 괜히 반갑습니다. 몸이 추우니 마음도 춥던 순간에 나눈 귀한 눈인사였습니다. 그 분도 그랬을까요?

1950년대, 60년대에 미국에 도착한 분들은 이렇게 한국 사람들을 우연히 마주치는 일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1960년대 후반 이전까지 미국은 동양인들의 이민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이 시기에 미국으로 이주했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미국이 6.25 전쟁에 참전한 후 한미관계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미군 가족과 전쟁고아의 이주가 가능해졌고 유학생들도 늘어서 이민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미군과 군속의 아내들은 남편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하여 정착하였습니다. 1951년에서 1964년까지 6,423명이 이주하였고, 그 이후에도 70년대에는 연평균 2,300명 정도가 미군 가족으로 이주하였습니다. 대부분은 부대가 있는 지역에 거주하였기 때문에 한인사회로부터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들은 미국인들은 물론이고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당시 한인사회로부터 소외 받기도 했습니다.



한국으로부터 입양된 어린이들이 1955년부터 1966년 사이에 6,293명이었고 주로 홀트복지회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입양 아동들 중에는 미국인과의 혼혈이 60%에 이르렀다고 하니, 전쟁과 그 이후에 주한 미국인들의 거주가 낳은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한국 아동들을 입양한 가정들은 대도시 지역보다는 전국 각지의 백인 가정이 대부분이었기에 많은 아동들은 미국인으로 성장했을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그룹은 유학생들로 약 5,000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들 중 학업을 마치고 미국에 정착하여 한인사회의 중심이 된 분들도 있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거나 졸업 후에 법적 신분을 잃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이 시기를 일제 강점기에 조국이 없이 망명자들로 살아야 했던 때와 비교하여 이민의 “제 2 물결”이라고 부릅니다. 또 1965년 신이민법의 효력이 발생하여 한인 가족들의 이민이 가능해졌던 시기가 오기 전의 “중간기(hybrid)”라고도 명명합니다.

“제 2 물결” 기간에도 한인교회는 한인사회의 중심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한인들의 영혼과 삶을 나누는 공동체를 이루었습니다. 기존의 하와이, 샌프란시스코, L.A., 뉴욕, 시카고에 있던 교회들은 한인 유학생들과 새로운 이민자들을 위한 교회가 되고자 했습니다. 그 모델을 따라 한인들이 모일 수 있는 워싱턴(1951), 필라델피아(1953), 보스턴(1955) 등의 대도시를 시작으로 한인교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동안 민족운동의 중심이 되었던 교회는 신앙공동체를 더 강조하게 되었습니다. 신앙 모임, 주일학교, 상담, 기독교 교육, 상호 방문 등 이민자들의 교회가 되고자 하였고 유학생들과 새로운 이민자들을 돕고, 2세를 교육하는 역할이 강화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한인들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기독교 신앙과 연결되었습니다. 이민자들의 영적인 공허감, 심리적 소속감, 그리고 복음으로 이루어진 확대된 가족이 무엇보다 절실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람은 외로움이란 그림자와 함께 살아갑니다. 이민자들이 얼마 없었던 시절의 미국생활은 더 그랬을 것입니다. 믿음이 주는 힘과 소망이 필요했던 이들의 공동체가 되었던 한인교회는 아마 지금보다 많이 작았지만 더 소중하게 여겨졌을 것입니다.[교회학 박사]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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