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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사람들]“시카고 이민 5년, 엄마라서 가능했어요"

여성문화운동가 김미경씨

김미경씨(사진)는 2013년 6월, 계획에 없던 시카고 이민을 하게 됐다. 당시 남편이 근무하던 모토롤라 한국 지사가 문을 닫으면서 일부 직원에게 시카고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한국에서 복지 관련 일을 했다는 김 씨는 "당초 한국을 떠나는 게 내키지 않았다. 어느 정도 성취를 이룬데다 한창 일 하는 재미를 느낄 때였다"며 "40대 초반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도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집들은 일부러 유학도 보낸다는데 아이들을 위해서 가면 어떻겠느냐”는 친정 어머니의 권유로 시카고행을 결정했다.

이민 초기 생활은 여느 사람들과 비슷했다. 언어 문제도 그렇지만 ‘장롱 면허’인 탓에 운전도 어려웠다. 한국에서 한 번도 사교육을 받지 않은 당시 초등학교 4학년, 3학년 두 아들(유창우, 태호)도 이곳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 한 번은 학교로부터 작은 아이 시력에 문제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알고 본 즉 시력표에 있는 알파벳을 몰랐기 때문이었다는 일화도 들려주었다.

그는 다른 엄마들처럼 잠자리에 누운 아이들에게 요즘도 책을 읽어준다. 그러나 남다른 모습이 엿보인다. "두 아이의 한글 수준에 맞는 한국학교가 없어 직접 독서클럽을 만들고 인문학을 가르쳤다. 얼마 후 소문이 나면서 또래 15명이 참여하는 마을 한글학교가 됐다."

독서 교육과 문화의 힘을 믿는다는 그는 한국의 여러 출판사에 연락을 해 도서 1만권을 무료로 기증 받았다. 그는 “문제는 배송비와 공간이었는데 이마저 최병수 목사님께서 흔쾌히 도와주셔서 작년 4월 벧엘교회에 ‘벧엘 북카페’를 오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씨 가족은 휴일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함께 영화를 본다. 대가족으로 살던 한국에서와 달리 단촐한 네 식구만 지내는 외로움도 달래고 아이들과 대화를 유도, 교육에도 그만이라고 했다.

“배워서 남 주자”라는 가훈을 갖고 있다는 그는 "남편 혼자 벌어서도 생활이 가능해 문화 운동에 집중할 수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민 5년 만에 많은 일을 진행한 데 대해 “엄마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 2세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 지, 어른들이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민자로 살다 보니 한국이 '재외 동포'들을 '제외 동포'로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는 그는 앞으로 ‘재외동포 문화 자강운동’을 펼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노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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