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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콘서트 현장수첩] 이은미의 시카고 드라마

◇공연
여느 때처럼 맨발로 등장한 이은미는 ‘세상에서 가장 큰 피그미’로 오프닝을 열였다. 아무런 인사도 없었지만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나는 이은미다’를 보이는 무대였다. 레파토리는 밀고당기기가 확실했다. ‘헤어지는 중입니다’로 집중시킨 뒤 ‘Born to be Wild’로 관객들을 달군 뒤 ‘녹턴’으로 애잔함을 주고, ‘한동안 뜸했었지’로 다시 박동수를 높인 뒤 ‘애인있어요’로 진한 감동의 끝맺음을 했다. 2시간 동안 히트곡들과 신곡, ‘나는 가수다’ 리메이크 곡들로 락과 발라드를, 2013년과 1989년을 오갔다. TV나 음원에서 듣던 것과 다름 없는 가창력에서 그만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리허설 전 가진 인터뷰에서 이은미가 “공연 후 꼭 시카고 관광을 하고 싶지만 아침에 못 일어나서 하릴없이 헬스클럽에 갈 수 있다”고 하던 말이 충분히 이해가는 에너지였다.

◇진행
‘나가수’ MC로 명품 진행을 인정받은 그의 말솜씨는 5년만의 밴드 공연에 어색하던 시카고 관객들에게 ‘자유’를 선물했다.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소개하며 “제가 부른 노래가 낫다고 하더라”며 농담하다가도 “앞으로 몇해나 곁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 모르지만 불안정 할 때마다 ‘슬픈인연’에 기대듯 여러분에게 기대겠다”고 말했다. 관객이 들고있던 휴대전화기를 가져다 직접 녹음해주고, 떨어진 속눈썹을 기념으로 관객에게 전하며 호응을 이끌어냈다. 관객들은 공연 중반 이후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스탠딩 자세로 바뀌었고, ‘이은미 짱’, ‘우윳빛깔 이은미’를 연호했다.

◇관객
이은미는 약속대로 사인회에 줄 선 400여명의 관객들에게 사인과 함께 “행복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어느 정도 줄었을 때는 사진 요청도 흔쾌히 응했다. 뒷풀이에서 밥을 먹는 중에도 거절은 없었다. 특히 본 공연 마지막 곡으로 ‘너는 아름답다’를 열창하면서는 무대에 내려와 관객 한명씩 손을 잡아주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무대의 불이 꺼진 뒤에도 한참 동안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공연 후 그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또 언제 뵐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일에 시간내서 와 주시는 게 보통 정성을 갖고 되는 일이 아니다. 내가 마무리를 잘 했나 싶고, 부족한 점도 있어 다음 공연은 더 잘해야겠구나 등 여러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밴드
이번 공연에서 이은미는 키보드, 드럼, 기타, 세션과 음향팀 2명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덕분에 최고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었지만, 인력 이동과 장비 준비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시카고 공연 전에는 풀 리허설로 호흡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미는 리허설 전 함께 한 점심식사에서는 밴드팀에 가서 일일이 인사를 전하고, 뒷풀이에서도 밴드와 함께 식사하며 새벽 2시까지 자리를 함께 하는 따뜻함을 보였다.

공연 후 친구따라 인디애나에서 왔다는 75세 관객 ‘앤’을 만났다. 1965년 이민 와 한국도 미국도 모르는 ‘바보’라 하던 그는 이은미를 전혀 몰랐지만 이번 공연에 반해 CD 3개를 샀고 팬이 될 것이라 말했다. 이유는 “가슴으로 노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수 이은미는 시카고에 ‘세상에서 가장 긴 드라마’를 선사해주고 떠났다. 김주현 기자 kj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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