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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가스펠 풍경>가난한 영혼, 은혜의 자리로 접선하다

처음엔 큰 기대 없이 자리를 채우는 마음이었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딸이라는 이름 때문에 집중하는 것을 체질적으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간증집회라는 타이틀이 주는 고정된 이미지가 마음을 조금 경직시킨 것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알 수 없는 동요가 마음속에서 일어났다. 참으려고 애를 써도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통한의 흐느낌이 새어져 나왔다. 특별하게 감동적인 내용이어서가 아니라 진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실제적인 고백이어서 듣는 이들에게 강렬하게 다가온 듯 했다.

지난 29일(일) 웨슬리교회서 열린 박 리부가 사모의 간증집회는 그렇게 진행되었다. 그보다 앞서 남편 유기성 목사가 달라스에서 유례없이 뜨거운 부흥회를 인도한 이후 딱 한 달만이다.

초대 감리교회 기초를 세운 종교교회 박신원 목사의 맏딸로 태어난 박 사모는 자신과 남편이 3대째 내려오는 목회자의 가족으로서 겪었던 억압된 상처와 아픔을 회상했다. 고 3때 갑작스런 친정 아버지의 죽음 이후 몰려온 생활고, 그리고 역시 목사인 시아버지와 교회 장로들간의 갈등속에서 겪은 남편의 상처, 시어머니의 죽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이땅의 숱한 목회자와 그 가족들이 겪었을 아픔들이 느껴졌다. 또 암세포가 온 몸에 퍼져서 처참하리만큼 가난해졌을 때 비로소 은혜의 자리로 나갈 수 있었던 경험을 통해 박 사모는 “지금 어떤 상황이든 당신의 마음이 가난하다면 바로 그것이 축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부창부수라 했던가, 유 목사의 설교가 그랬던 것처럼 박 사모의 간증 역시 어떤 교리도 흉내낼 수 없는 강력한 끌림이 있었다. 이유가 뭘까. 개인적으로 그건 기독교가 율법과 교리의 종교가 아니라 실질적인 경험을 통한 ‘은혜’의 종교라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혼 구원을 외치는 교회 안에서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몰고가게 하는 분쟁들은 왜 일어날까. 이 역시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하기 보다는 교리적인 판단으로 믿음의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24시간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을 외치는 유기성 목사의 메시지가 바로 이 죽은 신앙에서 벗어나서 지금도 뜨거운 체온으로 전달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하자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것은 박 리브가 사모의 간증대로 내가 지탱하고 있던 자아를 내려놓고 철저하게 가난한 마음으로 은혜의 자리에 나아갈 때만이 가능할 것이다.

안식년을 맞아 지난 5월 말경 달라스에 온 유기성 목사 부부는 틈틈히 달라스 지역교회들의 초청으로 설교와 강연을 해오면서 나름대로의 안식을 즐겼다고 한다. 유기성 목사 부부는 “처음 달라스에 올 땐 주변에서 왜 하필 달라스냐고 물었는데 이제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이곳이 하루 24시간 예수님만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 생각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곳으로 인도하셨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복잡하고 화려함 대신 광활하고 적막한 환경이 주는 이로움이 또 하나 추가되었다. 드넓은 자연앞에서 겸손하게 무릎꿇고 나아갈 때 비로소 접선되는 은혜의 자리가 바로 그것이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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