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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목사 목회칼럼: 성탄절 분위기가 나질 않아요

[텍사스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12/20 11:49

며칠 전, 한 지인분과 문자메시지로 인사를 나누던 중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목사님, 성탄절이 다가오는데 요즘은 성탄절 분위기가 나지 않아요. 캐럴도 들을 수 없고, 성탄절 장식이 이전보다 화려하고 많아졌는데도 영~ 분위기가 나질 않아요.”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바이다. 동네마다 집집마다 성탄절 장식은 풍성한데 좀처럼 성탄절 분위기가 나질 않는다.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그리워졌다.

교회학교 성가대로 지냈던 유년 시절, 연말이 되면 행사 준비로 늘 분주했다. 성탄절 성극을 준비하고 성탄절 칸타타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성탄의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크리스마스이브는 설레임의 최고 절정이었다. 잠들기 전, 신을 수 없을 만큼 커다란 빨간색 양말을 찾아 머리맡에 두고 잠을 청했다. 내일 아침이면 산타 할아버지가 가지고 싶었던 로봇 장난감과 게임기를 두고 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밤새도록 자다 깨다 반복하며 혹시나 산타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설렘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있다. 그 산타 할아버지가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에는 이런 설렘이 사라졌지만.

요즘 아이들에게는 산타 할아버지가 없다. 아무리 어린 아이도 동심이 없다. 몇일 전,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막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들고 와서 가지고 싶다고 조르기 시작했다. 몇 번을 타일러 안된다고 말하다가 성탄절이 생각나서 “그럼, 산타 할아버지한테 달라고 해볼까?” 물어봤다. 동심을 키워주고 싶었다. 막내가 하는 말이, “미국에는 산타 할아버지가 없잖아.”, “그럼 산타 할아버지는 어디 계시는데?”, “산타 할아버지는 서울에 있어.”, “응???!!!” 한국을 방문했을 때, 장난감을 사주셨던 할아버지를 말하는 것 같았다. 이미 동심은 없었다. 성탄절의 주인공이 산타는 아니지만, 다섯 살배기 아이에게조차 동심이 사라져 버린 것이 씁쓸했다. 집에 돌아와 할아버지랑 영상통화를 하면서 결국 선물을 얻어냈다.

현대인들에게 성탄절 분위기가 사라지고 아이들에게 동심이 사라진 이유가 뭘까?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엔 현대인들의 마음이 분주하기 때문이다. 폭넓게 공급된 스마트폰과 일상이 돼버린 인터넷 문화가 사람들에게서 깊이 생각하고 사색하는 시간적 여유와 마음의 평온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현대인들은 필요이상의 정보를 소비하고 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한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을 한다. 당장에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시대다. 산타 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을 기다릴 필요도 없고, 다가오는 성탄절의 분위기를 만들어 즐길 여유가 없다. 인터넷 검색을 하면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빠르게 얻은 만큼 빠르게 잊혀 간다.

C.S.루이스는 그의 책 ‘순전한 기독교’에서 “우리는 우리가 믿는 바를 지속적으로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만히 내버려 두는데도 정신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신념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성탄절은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한 구속사의 포문이다. 사랑하는 그의 자녀들과 영원토록 함께 하시기 위해 낮고 낮은 이 땅에 하나님께서 친히 임하신 역사적 사건이다.

이 위대하고도 역사적인 사건을 세상은 알지 못했다. 성육신의 사건이 이뤄지는 동안 세상은 아무것도 알지 못했고, 성탄의 분위기는 없었다. 그러나 요셉과 마리아, 동방박사와 들의 목자들은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며 그들만의 기쁨을 간직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아기 예수의 탄생은 그들만의 축제에서 이제 온 세계인의 축제로 확산되었다.

화려해진 조명과 첨단을 걷고 있는 기술 속에서 예수님의 탄생은 점점 외면되고 있다. 공립학교에서 성탄절의 인사가 사라지고, 산타 할아버지조차도 어정쩡한 초록 괴물에게 밀려났다. 성탄의 불빛은 여전한데 우리의 마음과 생각은 성탄과 상관없는 일들에 빼앗겼다.

성탄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지인분에게 말했다. “집에 성탄 장식은 하셨어요? 집에는 예쁘게 성탄 장식도 하고, 스마트폰으로는 성탄 찬송을 찾아 들으면서 분위기를 좀 내세요. 그리고 주변 분들에게도 들려주면서 성탄절 분위기를 스스로 만들어 가세요. 요즘은 그런 것이 좀 필요합니다.”

내 속에 성탄절을 기다리는 마음이 있다면,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는 마음이 있다면, 누군가 만들어준 분위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탄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만의 성탄절을 맞이할 수가 있다. 그리고 성탄절 분위기가 없는 곳에 성탄의 분위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하나님 나라가 이와 같다. 말씀이 희귀하고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던 때에(삼상 3:1) 사무엘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었다. 세상이 썩어가고 점점 어두워져도 우리 마음에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있다면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환경을 주도해 갈 수 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미 우리 마음 속에 임했기 때문이다.

마음과 생각을 지켜야 한다. 마음속에 늘 하나님에 대한 생각과 말씀의 묵상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이다. “아멘 주 예수여 속히 오시옵소서”(계 22:20). 성경의 마지막 고백이 우리 마음 속에 언제나 있어야 한다. 2018년 성탄절이 지나간다. 이렇게 2018년이 지나면 또다시 2019년이 시작된다. 다시 오실 주님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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