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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법안' 다시 한번 꿈꾼다

민주당, 연말 통과 위해 앞장

블레이든스버그 고교 11학년생인 앤지 구티에레즈(17)양. 앤지는 ‘괴짜’로 통한다. 생물이 죽은 후 일어나는 변화에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법의학 수업을 들은 후로는 해골만 봐도 죽은 사람의 성별을 구별할 수 있게 됐다. 좋아하는 TV 드라마는 당연히 과학수사대 CSI. 꿈은 법의학자나 과학 수사요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고교 졸업을 눈앞에 둔 앤지의 꿈은 흐릿한 안개속에 싸여있다. 서류 미비자이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와 LA타임스 등 미국의 유력 언론들이 앤지와 같은 수천명의 미국내 고교생과 대학생 이민자들이 꿈을 이루기 위한 ‘드림법안’ 통과를 위해 전국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잇따라 보도했다. 포스트는 28일 앤지의 사연을 소개하며 공화당이 연방 하원을 장악한 내년 의회 임기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으로 드림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또 LA 타임스는 최근 가주의 각종 학생단체 리더들의 상당수가 서류 미비자라며 드림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는 한인 학생 등을 소개했다. 특히 UCLA에서 단원 250명의 마치 밴드를 이끄는 한인 데이비드 조(21)가 9세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왔으나 서류 미비자로 전락, 우수한 성적에도 학비 보조나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며 조씨의 삶을 집중 조명했다.

드림법안(DREAM Act)은 16세 이전에 미국에 온 서류 미비자들이 미국에 5년 이상 거주하면서 고교를 졸업하고 칼리지 2년 과정 이상을 이수하거나 군대에 지원하면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부여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드림법안 통과를 위한 움직임의 중심에는 해리 리드(민주) 연방 상원 다수당 대표와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 의장이 있다. 이들은 내년 회기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으로 드림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지난 중간선거 전 이미 한차례 좌절된 드림법안이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차기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아니 덩컨 교육부 장관도 적극적인 드림법안 지지자 중 하나다. 서류 미비자들 역시 똑같은 미국의 학생들이라는 이유에서다. 덩컨 장관은 최근 “장관직에 오르기 전 만난 수많은 시카고 학생들이 서류 미비자라는 이유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며 “이는 그들에게도, 또 궁극적으로는 미국에게도 공평치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덩컨 장관은 법안이 통과되면 해마다 약 5만5000명의 학생들이 새 삶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반대파도 만만치 않다. 한때 드림법안을 지지했던 공화당 의원들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불체자에 의한 각종 범죄가 늘어나면서 “드림법안은 법을 어긴 사람들을 사면해주는 것이며, 범죄자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부여할 위험성도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제프 세션스(공화, 알래스카) 상원의원은 “드림법안이 통과되면 즉시 최대 210만명에게 영주권을 주게 되며 이 숫자는 10년 내 세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며 “결혼 사기범이나 음주운전자 등에게 법적인 신분을 부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유승림 기자 ysl1120@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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