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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약 용량 늘렸는데 혹시 약에 내성?"

한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약에 대한 상식들

40대 남성은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이 써서 맥주나 와인과 함께 먹곤 했는데 최근 약사로부터 이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복용하는 약과 알코올 성분이 몸안에서 충돌하여 심장박동을 높여 자칫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70대 후반의 여성은 항문에 넣어야 하는 좌약인데 잘못 이해하여 먹고 말았다. 한인타운의 김민정 약사는 "미국에서 약사는 환자가 약을 사갈 때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사전에 설명하도록 되어 있어서 약사들은 지시내용을 알려드리는데도 위의 사례처럼 잘못 이해하는 경우들이 종종 생긴다"며 특히 새로 처방받은 약일수록 약사의 설명을 잘 숙지하여 그대로 실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박테리아균 죽이는 항생제
처방해준 분량 다 먹어야
증세 없다고 먹지 않으면
내성 생겨 나중에 효과 없어
약은 8온스 물이랑 먹어야
물 없이 삼키는 것은 위험
어떤 식품보조제는 부작용
의사에게 먹는 것 알려야


#한 알을 먹어도 낫지 않아서 두 알을 먹었다?

한 알로 듣지 않을 때 두 알을 먹으면 그만큼 잘 들을 것이라는 생각은 약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상태에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적정량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의사가 처방한 만큼의 양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양을 임의로 늘린다면 약 성분이 몸안에서 해롭게 작용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예가 진통제의 지나친 사용으로 흔한 케이스가 타이레놀이다.

적당량을 넘어서면 심각한 간 손상을 초래한다. 미국에서 타이레놀 남용으로 인한 간에 대한 문제가 계속 보고되자 2011년 FDA(연방식품의약청)에서 타이레놀의 하루 복용 개수를 기존의 8알에서 6알로 줄였을 뿐 아니라 다른 약에 타이레놀 성분을 함께 사용할 경우 용량을 325밀리그램을 넘지 않도록 규정을 지었다.

모든 약에 있어서 양이 많아지면 효과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는 것은 약에 대한 잘못된 상식인 것이다. 약을 먹었는데도 계속 아프고 불편하면 그 약을 처방해 준 의사에게 다시 찾아가서 의논하여 새로운 약 처방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젠 안 아프니 약을 더 이상 먹지 않아도 된다?

괜찮아졌다고 마음대로 약을 중단하는 한인들이 많다. 이것 역시 의사 지시대로 잘 따라야 한다. '괜찮아지면 먹지 않아도 됩니다'고 말해주는 약은 상관이 없지만 '반드시 다 복용해야 합니다'고 지시할 때에는 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좋은 예가 항생제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의 하나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다. 항생제는 박테리아균을 죽이는 약이다. 박테리아균은 증세가 없어져도 몸안에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에 항생제를 처방할 때에는 이를 감안하여 양을 정한다. 그래야 완전히 균을 죽일 수 있다. 만일 증세가 없어졌다고 해서 항생제를 끊어버리면 여전히 몸안에 살아있는 균은 변형을 일으킨다.

그래서 나중에 항생제를 먹어도 이미 예전의 균은 없어지고 새롭게 변한 균으로 되어 있어서 약이 듣지 않는다.

치료가 힘들어진다는 뜻이다. 이처럼 몸안에 균이 변형된 상태를 내성이 생겼다고 하는 것이다. '수퍼 박테리아'라는 말은 변형이 크게 되어 도저히 기존의 항생제로 죽일 수 없게 된 상태를 말한다. 항생제 뿐 아니라 의사가 처방할 때 일정 기간을 정해준 약에 대해서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 안전하다. 위장약으로 한인들이 많이 복용하고 있는 넥시움도 복용을 마음대로 중단하면 위의 산이 더 많아질 수 있다.

# 혈압약의 강도를 의사가 높였는데 혹시 내성이 생긴 것 아닌가?

혈압약을 꺼려하는 한인들의 이유를 들어 보면 한번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어야 하는 것을 '중독이 된다'고 오해하는 부분이 많다. 또 의사가 혈압약의 용량을 높이는 것은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잘못 받아들인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만성 질환의 치료약에는 내성이 없다고 보면 된다. 물론 중독성도 전혀 없다. 예로 혈압약은 망가진 혈관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적정수준으로 혈압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약의 용량을 높이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이 점점 약해지기 때문에 그만큼 더 필요한 것이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안경이라 생각하면 도움이 된다. 떨어진 시력 자체를 고치는 것이 아니라 안경의 도움으로 잘 보이도록 적정 시력을 유지시키는 것과 같다. 눈이 나빠져서 보이지 않는데도 안경을 쓰지 않고 생활한다면 얼마나 불편하고, 또 넘어져서 다침으로써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게 된다.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3대 성인병인 혈압, 당뇨, 고지혈증에 복용하는 약들은 중독성이나 내성과는 무관하다. 그리고 복용해야 하는 약들이다.

#식품보조제는 부작용이 없다?

내추럴 서플먼트(식품보조제)는 무조건 안전하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FDA에서는 처방약과 달리 식품보조제에 대해서는 규제가 까다롭지 않다.

다시 말해 승인이 되었다고 해도 모든 성분이 안전한 것은 아니란 뜻이다. 그래서 어떤 약을 처방받았을 때 약사에게 평소에 먹고 있는 식품보조제품을 말해주는 것이 요즘은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실제로도 약과 식품보조제의 성분이 몸안에서 상충작용을 하는 사례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한 예로 불면에 좋다는 멜라토닌(Melatonin)이나 심장에 좋다는 로큐텐(LoQ10)이라는 식품보조제를 평소에 먹는 사람이 동맥경화 예방에 사용되는 항응고제로 와파린(warfarin) 처방을 받았을 때 이들 성분이 와파린의 작용을 억제시켜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게 된다. 이같은 사례들이 많기 때문에 요즘은 어떤 약 처방을 받았을 때 약사에게 평소 먹고 있는 비타민과 내추럴 보조제를 말하는 것이 안전하다.

#귀찮아서 알약은 물없이 그냥 삼켜버린다?

약은 어떻게 먹느냐도 아주 중요하다. 꼭 지켜야 할 때에는 약사가 약병에 여러 색의 레벨을 구분하여 붙여 주기도 할 정도이다. 가장 기본적인 약 먹는 방법은 어떤 약이든 먹을 때 8온스 컵의 물과 함께 복용하는 것이다. 이처럼 충분한 양의 물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첫째 약이 목에서 넘어가면서 식도를 스칠 때 약성분이 식도에 스치는 것을 물이 완전히 씻겨내려 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이다. 또 위 안에 들어가서는 충분히 용해되게 함이다. 이외에 공복, 식사와 함께 혹은 식사 전후 등의 별도의 지시내용이 있을 때에는 그렇게 함으로써 약효과를 최대화 하고 또 약과 관련되어 몸안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약사의 설명을 잘 숙지하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 가장 안전하다. '의사는 진료에게, 약은 약사에게'라고 말하는 이유라 하겠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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