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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의 카리스마는 고집 아닌 확신이다

내달 9일 세리토스 퍼포밍아츠센터서
연말 콘서트 여는 LA심포니 지휘자 주현상

그는 너그럽지 않다. 칭찬에도 인색하다. 자신에 대한 시선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 안에 변호사를 한 명 가지고 있어요. 잘못하면 그 변호사가 나와서 '나는 잘했고, 너는 잘못했다'며 자신을 변호합니다. 하지만 예술가에게는 변호사가 없어야 해요. 시선을 자기에게 돌려야죠. 그 안에서 눈물도 흘리고 좌절도 하고 또 소리도 질러가면서 그렇게 커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예술가가 될 수 있습니다." LA심포니를 이끌고 있는 주현상 지휘자다. LA한인 클래식 음악계에서 그를 빼고 설명하기 힘들다. 2005년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서 한인 최초로 음악회를 열었고 이후 14년째 광복절 콘서트를 디즈니 콘서트홀 무대에 올렸다. 또 소프라노 홍혜경과 신영옥, 바리톤 김동규, 피아니스트 백건우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초청해 LA에 소개하고 있다. 내달 9일 세리토스 퍼포밍아츠센터에서 열리는 연말 콘서트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주 지휘자를 만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현상 하면 광복절 콘서트다. 처음 기획한 이유가 있나.

"한국인으로서의 책임감 같은 거다. 사람에게 있어 정체성이 중요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다. 그 이유는 가족일 수도, 조국일 수도, 미래일 수도 있다. 하지만 타국에 살다 보면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 그걸 음악을 통해 안정시켜 주고 확인시켜주고 자신감을 부여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2005년 첫해를 시작해 올해까지 14년을 이어오게 됐다."

-연말에 또 한번 음악회를 연다.



"크리스마스 콘서트다. 광복절 콘서트를 시작한 이듬해부터 시작했다. LA다운타운 '천사의 모후 대성당'에서 대성당 합창단과 함께 7년간 음악회를 열었고 5년 전부터는 세리토스에서 개최하고 있다. 해를 거듭하면서 타인종 청중들이 늘고 있어 고무적이다. 지난해에는 30% 정도였고 올해는 40% 정도까지 내다보고 있다."

-올해 콘서트 프로그램은.

"올해는 소프라노에 엘리자베스 자로프와 테너에 조슈아 위커, 바리톤에 후안 에레디아를 초청했고 비제, 푸치니, 그리그, 베르디, 레하르, 와그너 로시니 등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준비하고 있다. 또 한국 가곡과 아베 마리아, 할렐루야, 홀리 나이트 등 크리스마스에 맞는 곡들을 들려드릴 예정이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의 역할은 무엇이라 보나.

"음악을 통해서 음악가들의 마음을 하나로 엮는 것이다. 훌륭한 지휘자는 단원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스포츠로 보자면 히딩크 같은 사람이 그 일을 한 사람이다. 선수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그러니 폭발적인 힘이 나온 것이다.

-짧은 연습시간 내에 단원과 호흡을 맞추는 게 어렵지 않나.

"그래서 지휘자는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하지만 통제를 위한 카리스마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고집이 아닌 확신에서 오는 카리스마다. 지휘자 안에 확신이 있어야지 단원들을 그 확신의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다. 확신이 없인 지휘대에 설 수 없다."

-오케스트라나 합창단 단원이 되려면.

"오디션은 없다. 추천제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각각에는 매니저가 있는데 그들이 추천하면 리뷰를 통해 뽑는다. 인종에 상관없다. 한인 단원은 10% 정도다."

-청중에게 바라는 게 있나.

"지휘자가 훈련이 되어야 하듯 청중도 훈련이 되어져야 한다. 훈련은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우선 공연을 찾을 때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준비된 청중들이 더 많은 것을 가지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한다는 의미는.

"뉴욕에는 링컨센터가 있다. 보면, 연주회에 늦어서 허둥지둥 오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옷도 제대로 입고 1~2시간 전에 와서 음식도 먹고 주변을 산책도 하면서 그 하루만큼은 문화적인 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허둥지둥 올때와는 전혀 다른 것을 경험하게 된다는 얘기다. 클래식음악은 마음의 정리가 필요하다. 또 좋은 마음가짐으로 온 청중들이 더 좋은 음악회를 만들 수 있다."

-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감사를 전하고 싶다. 나는 이민사회가 키워낸 한 명의 아티스트다. 지금까지 음악회를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이민사회가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이민사회가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배출하기 위해서 그리고 한국의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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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213)741-0050


오수연 기자· 사진=김상진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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