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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올 한해 정말 감사합니다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무술년 황금개해를 맞아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한 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또 하나의 새로운 해를 맞는다. 돌아보면 어렵고 힘든 일 가운데서도 매일의 켜켜마다 미소짓게 한 따스한 감사의 순간이 많았음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각 분야의 여성들이 돌아보는 '지난 한 해의 감사'를 들어본다.

철없던 나를 이렇게 이끌어 준 건 '감사의 힘'
김희주 시인


대롱대롱 달려있던 뒤뜰의 딱딱한 연시 감이 몇 차례 내려준 겨울비에 말랑 말랑 홍시로 익은 걸 보니 어쩌면 나의 사계절도 그렇게 서러운 이민의 눈물에 익어 달콤한 노년으로 달려있는 내 모습 같아 콧등이 시큰거렸다. 고맙다. 잘 버티어 왔구나.

이웃들은 번쩍번쩍 장식한 크리스마스트리로 온 밤을 밝혀주고 세모의 분주한 발자국 소리로 아침을 맞이한 12월 어느 날 아침 남편이 출근하면서 놓고 간 사각봉투 위에 빽빽이 적힌 글들.





ㅡ 감사합니다. 오늘까지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오직 당신을 좋아하는 일념만으로 결혼이라는 멍에를 함께 쓰고 49년이란 세월을 보내며 당신께 의지하고 살아온 보람이 있어 참 고맙습니다. 이제 남은 시간 하나님께 감사기도 드리며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 12/ 20/ 2018 당신의 남편ㅡ

어떡하지? 49년 전 혼담이 오고 간 총각들의 일람표를 만들어 성적을 매기고 있던 처녀 여교사에겐 미스터 김은 중간 점수 엄마의 강력한 권유로 결혼을 받아들이면서 "다이아몬드 결혼반지 해 줄 수 있느냐?"고 당차게 물었다. 허겁지겁 마련해온 반지를 받고 하늘의 별도 다 따 주겠다던 그 약속을 믿고 지나온 49년이 아닌가?

그렇게 철없던 나를 오늘날까지 이렇게 이끌어 준 건 다름 아닌 감사의 힘이었다.

만만치만 않던 생활 중에서도 '감사는 사철 내내 사용되는 조미료' 라 생각하며 힘들 때나 좋을 때나 두 손 모아 감사했기에 몰아치는 이민 바다의 파도를 무난하게 헤쳐 나오지 않았는가? 창가에 피어 있는 분홍 장미도 가시 속에서 예쁜 꽃을 피우고 활짝 웃고 있는데 우리도 이 땅에 코리아의 꽃을 피우자고 두 손 꼭 잡지 않았는가? 그래 고마운 남편에게 답글을 보내자.

분홍색 아기 토끼 두 마리가 룰루랄라 춤추며 '감사합니다'란 멘트를 날리는 이모티콘과 함께 "당신의 마음 고맙게 받았습니다. 붉디붉은 포인세티아의 핏빛 열정을 당신과 가족을 위해 모두 내어 놓겠습니다. 건강 챙기세요."

이렇게 감사는 어린 철부지를 철든 어른으로 변화시키는 신통한 힘을 지녔다.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닌가?

곧 다가올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해엔 입가에 조용한 미소를 머금고 여리고 더딘 걸음마로 복스럽고 귀여운 외손녀가 태어나 이 노부부의 손을 잡고 꽃길을 걸어 갈 작은 꿈이 있어 또 감사하다.

'감사는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우리 이웃들은 감사의 미소 위에 그들의 인생을 건축하기 때문이다.' 크로닌의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감사합니다. 2018년이여!

외로움 다독여준 이웃에 감사
류혜현


올해는 참으로 저에게 감사함이 넘치는 한해였습니다.

일로 인해 가족이 있는 캐나다를 떠나 혼자 미국으로 온 지 벌써 5년이 되어갑니다. 처음에는 잠깐 일한 후 돌아가리라 예상했으나 이제는 이곳에서 자리잡고 일할 수 있게 돼 더 없이 감사한 마음입니다.

새로 옮긴 직장에서 영주권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줘 가족 모두 미국에 올 수 있는 문이 열린 것도 감사이지요.

그동안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던 것 아내가 미국에서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캐나다에서 엄마 역할까지 해 주고 있는 남편 자기 길을 찾아가느라 애쓰며 살고 있는 아들과 딸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언젠가 다시 캐나다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닫고 살았던 저의 마음을 활짝 열어준 분 가족 없이 혼자 지내는 것을 걱정해주고 많은 사랑을 베풀어준 이웃 나눔의 즐거움을 알게해 준 교우들 모두에게 감사한 한해였습니다.

6년 만에 한국을 방문 그리웠던 부모님을 뵙고 건강하게 계신 것에 감사했던 일도 있었지요.

한해를 돌아보니 바빴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제 기억 속에는 많은 분 도움으로 가득했던 사랑의 흔적만 남아있습니다.

돌아오는 기해년 돼지해에는 주변의 모든 분들이 더도 덜도 말고 딱 지금처럼만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중독 벗어난 상담자에 감사
케이 김 <정신 건강 카운슬러>


중독상담의 보람은 마침내 내담자가 중독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27세의 B가 법원 명령으로 처음 상담을 받으러 왔을 때 그는 메스암페타민 중독 외에 우울 증세를 보였다.

알코올 중독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얼룩진 어린 시절을 거치는 동안 B는 마약에 빠져갔다. 1년간의 힘든 개인ㆍ그룹 상담을 통해 B가 다시 일어설 동기를 찾게 되었다.

퇴학당했던 고등학교 과정을 온라인으로 마친 뒤 디플로마를 받았을 때 나는 너무 기뻐서 그룹 상담에 나온 여러 클라이언트와 함께 B의 어깨를 두드리며 눈물 흘렸다. 올 한 해 이보다 감사한 일은 없다.

작은 일 하나하나 다 감사
최희자 <요리 연구가>


젊었을 때는 당연시했던 일들이 요즘은 모두 감사함으로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나이를 먹은 탓인지.

50년 넘게 함께 살아온 남편이 옆에 있다는 것과 자식들이 건강하게 각자의 분야에서 노력하며 살고 있다는 것도 가슴 뿌듯한 작은 행복으로 다가온다. 올 한해도 크고 작은 일에 여러사람으로부터 받아온 관심과 사랑 또한 돌아보니 얼마나 큰 감사인지. 한 해를 보내며 감사의 마음이 충만한 것도 감사할 일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을 여생은 소소한 작은 일에 감사하며 매일매일을 지내고 싶다. 새해에 더욱 열심히 모든것을 사랑하며 더 많이 베풀고 사랑하리라 다짐해본다.

한국전통 가르치는 학부모에 감사
김응화 <김응화무용연구소 대표>


지난 한해를 돌아보니 올해는 유난히 미국 속에 전통무용을 알리기 위해 나를 도와 온 단원과 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이 넘치는 해였음을 인지하게 된다.

올해는 나에게 '변화'를 준 한 해였다. 쉼없이 달려온 시간을 뒤돌아 보며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들의 춤과 나 김응화가 알고 있는 춤에 대해 정리를 해나가야겠다는 결정을 하게 된 해였다.

어느 날 하늘의 별을 보다 문득 떠오른 은사님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나를 이렇게 이끌었다. 한영숙 선생님을 비롯하여 가르침을 받은 많은 선생님 어떤 것 하나 바라지 않으시고 제자가 훌륭한 예술가로 클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도해 주신 그 사랑을 떠올리면 감사가 넘친다.

특별히 올해는 전통 무용을 자녀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 투정부리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교육에 열심인 이민사회 학부모님들에게 큰 감사를 보내고 싶다. 이민사회의 여러 요구과 불평불만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에게 공연기회를 주시고 후원을 아끼지 않는 문화원와 교육원 관계자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

"올 한해 정말 감사합니다!"


유이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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