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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경제의 산역사 '브로드웨이' 떠난다

부동산 개발 붐에 한인 업체 30여 곳 남아
렌트 급상승, 새 업종에 기존 도매상권 붕괴 중

1980~90년대 한인 경제의 성장동력 역할을 했던 맨해튼 브로드웨이 도매 상가가 역사 속으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가방·커스텀 주얼리·의류 등을 취급하는 크고 작은 도매상들이 몰려있던 이 상권은 지금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대형 호텔과 고급 소매점, 레스토랑들이 들어서면서 이 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한인 도매상들이 등 떠밀려 뉴저지주, 롱아일랜드 등으로 뿔뿔이 흩어지거나 아예 업계를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올라가는 고급 상용 건물들=현재 브로드웨이 선상 29~30스트릿까지 호텔 공사가 한창이다. 호텔 공사를 위해 지난해 철거된 세 채의 건물(1205·1225·1227브로드웨이)에는 가방·의류·가발 등을 판매하는 한인 업체를 포함해 약 30개 도매업체들이 입점해 영업했지만 지금은 브로드웨이 상권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전했거나 아예 문을 닫았다. 대신 중국계 부동산개발업체가 매입한 이 곳에는 38층 규모의 초대형 버진 호텔이 들어설 예정이다. 1층은 고급 소매점으로 운영된다.

도매 상권이 형성된 25~31스트릿 사이 브로드웨이 선상에는 현재 버진 호텔을 포함해 최소 7개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호텔·주상복합 건설부터 고급 소매점·레스토랑 레노베이션까지 공사 목적도 다양하다. 한인 업체들이 많은 5~6애브뉴 사이 전체 도매 상권을 놓고 보면 진행 중인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는 더 늘어난다.



“이제 떠나야 하나”=문제는 부동산 개발로 이 지역 렌트가 무섭게 오른 데다가 새로운 업종의 상권 진출도 급물살을 타고 있어 도매상권 자체가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경제인협회 측에 따르면 1990년대 400여 개에 달했던 브로드웨이 한인 도매상 수는 현재 30여 개 정도로 급감했다.

이 지역에서 20년 가까이 커스텀주얼리 도매상을 운영하고 있는 한 한인은 “700스퀘어피트 매장 렌트가 한 달에 3만 달러다. 여기서 렌트가 더 오르면 장사 못한다. 그냥 사업을 정리할 것”이라며 “함께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업체들도 계속해서 문을 닫고 있어 심리적인 불안감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브로드웨이 도매 상가가 바이어들에게 서서히 매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취급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 그 사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옮겨갔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한인 도매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또 유통구조가 바뀌면서 온라인 거래를 하거나 도매상이 바이어를 찾아 다니면 세일즈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 굳이 바이어가 맨해튼까지 운전하고 와 비싼 주차료를 지불하며 도매업체를 찾지 않아도 된다.

그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바이어들이 맨해튼에서 몇 만 달러어치씩 물건을 해 가던 것은 이제 과거가 됐다”며 “도매상을 운영하던 1세가 은퇴하면 이 것도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동그라미 기자

dgk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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