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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질로닷컴 집값의 함정

박 원 득 / LA 선임기자

수많은 사람들이 집을 사거나 팔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한다. 주택의 가치를 알려주거나 매물정보를 소개하는 다양한 웹사이트 덕분에 부동산 거래 고객들은 편하게 앉아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 1월 기준 부동산 관련 웹사이트를 방문한 네티즌 수가 미 전국에서 1억5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 3명 중 1명 꼴로 인터넷을 찾아봤다는 얘기다. 이 수치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4%나 증가했다.

인터넷 관련 통계자료를 분석해주는 컴스코어에 따르면 이들 중 질로(Zillow)라는 웹사이트를 방문한 네티즌은 5740만 명이다. 질로가 지난 2월 중순 매입한 또다른 부동산 웹사이트인 트룰리아에는 3630만 명이 다녀갔다.

주택 관련 사이트 중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질로는 '제스티메이츠(zestimates)'라는 이름으로 주택의 가격을 산정해 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 질로닷컴(zillow.com)에 들어가서 주소만 입력하면 미 전국의 모든 주택에 대한 시세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질로닷컴이 최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제스티메이츠의 가격 오차율이 너무 높다는게 이유다. 많은 미국인들이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주택 가치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는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사실 질로가 제시하는 주택의 가치는 10년 전 처음 소개될 때부터 문제가 있었다. 현실적이지 못한 가격 때문에 집을 팔려는 셀러와 리스팅을 받으려는 에이전트 간에 의견 충돌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집주인은 리스팅 에이전트가 제시하는 가격이 질로보다 터무니없이 낮다면서 에이전트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도 많았다.

질로의 스펜서 라스코프 CEO는 얼마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제스티메이츠 오차율이 전국 평균 8%라고 밝혔다. 질로 가격이 50만 달러라면 실제 집값은 최소 46만 달러에서 최대 54만 달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8%에 동의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지역에 따라 8%에 근접한 곳도 있겠지만 애리조나주 아파치카운티는 실제 오차율이 무려 69.4%에 이른다. 캘리포니아주는 교외지역이 26%였으며 뉴욕 맨해튼은 20% 수준이었다. 이렇게 오차율이 높다면 사실상 네티즌들이 참고하기에는 너무나 신뢰도가 떨어진다.

그럼 제스티메이츠는 왜 오차가 클까. 질로 측에 따르면 제스티메이츠는 자체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인다. 미리 정해진 수많은 참고 데이터 중에 방과 화장실 개수 면적 주변에서 팔린 다른 주택가격 재산세 등을 고려해서 가격을 산출하고 있다. 철저히 컴퓨터로 계산되며 사람의 손이 개입될 수 없다. 이런 시스템은 신규 대단위 주택단지에서는 정확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오래 전에 지어진 동네에서는 가격 산출이 힘들어진다.

길 하나를 두고 동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고 집값도 바뀌는 상황에서 사람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한 정확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라스코프 질로 CEO는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제스티메이츠의 정확도에 대해서 "주택정보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자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좀 더 정확한 주택시세를 알고 싶으면 감정사나 부동산 에이전트와 상담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비록 오차는 있다 할지라도 별도 수수료 없이 무료로 주택시세를 알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 달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주택 감정비가 대략 500달러대인 것을 감안하면 한 푼의 비용도 없이 감정사가 제공하는 것만큼의 정확한 시세를 얻으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지 모른다. 질로가 제공하는 주택가격에 대한 수용 여부는 고객들의 판단에 달렸으며 지나친 의존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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