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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기죽지도 뻐기지도 말고 즐겨라

국내 첫 와인경매사 조정용씨 "자, 이번엔 프랑스 보르도의 레드와인 '샤토 라투르' 1961년 산입니다.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주저없이 100점 만점을 준 와인이죠. 29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290만원 안계십니까. 자, 290만원 나왔습니다. 300만원 없습니까."

2004년 3월 19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와인 경매. 응찰자 두 사람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포도주 한 병이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인 560만원에 낙찰됐던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조정용(40.사진)씨는 가슴이 뛴다고 했다. 그는 당시 숨막히던 경매를 진행한 주인공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와인 경매사다.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 1호인 서울옥션에서 일하던 2001년 4월 와인 경매를 시작했습니다. 크리스티나 소더비 같은 외국 경매회사들처럼 주 종목인 미술품 외에 경매 영역을 다각화하려는 시도였죠. "

그러다 와인에 주력하고 싶어 2003년 독립해 와인경매회사인 '아트옥션'을 차렸고 지금까지 10회 가량 경매를 진행했다. 경매 한 회당 평균 80~100명이 참가하며, 5000만원~1억원 어치가 팔린다고 한다.



"경매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비싸고 희귀한 와인 외에 일반에 인기가 높은 저가 와인도 취급합니다. 와인 공부도 되고 유통 과정이 생략돼 시중보다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잇점 때문인지 애호가들이 많이 오시죠."

조씨는 2004년 2학기부터 고려대에서 '포도주 개론'을 강의하는 등 와인 교육에도 열심이다. 와인을 즐기는 방법 등을 담은 '올댓와인'(해냄)이란 에세이집도 최근 펴냈다.

조씨가 와인의 세계에 빠지게 된 건 대학(고려대 무역학과) 졸업 후 첫 직장인 하나은행에 들어가면서부터다. 외국인 고객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레 와인을 접하게 된 것이다. 전문 서적을 구해 읽고, 틈날 때마다 세계 곳곳의 포도주 산지들을 돌아다니며 내공을 쌓았다. 그림 보러 다니는 또 다른 취미 때문에 2001년 서울옥션으로 자리를 옮긴 뒤 와인 경매를 해보자고 제안한 것도 그다.

"와인을 잘 모른다고 기 죽을 필요는 없습니다. 좀 안다고 뻐기는 것도 우습죠. 각자 주머니 사정에 맞는 가격대의 와인을 식사와 함께 자주 즐기면 그걸로 족합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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