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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장성 갈재 - 조종현 (1906-1989)

장성 갈재
- 조종현 (1906-1989)

동란에 울었겄다

장성 갈재 엉엉울어

산신령 있다 하면



저도 넋을 잃었으리

오늘은 잠풍한

날씨 구름 동동 떴구마는.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언제 진정한 평화가 올까?

장성 갈재는 전남과 전북의 도 경계를 이루는 고개다. 갈재라는 이름은 갈대가 많다 해서 붙은 것인데 일제 강점기에 한자식 노령(蘆嶺)으로 바뀌었다. 노령산맥이란 이름이 여기에서 나왔다. 그런데 실제는 억새가 만발하다. 영조 때의 문신 이정보가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라고 노래했던 산세가 험한 곳이다. 동학농민전쟁 때 전봉준이 이끄는 농민군이 장성 황룡 전투에서 관군을 대파하고 전주를 향해 넘던 고개이기도 하다.

6·25의 참극은 이곳도 비껴가지 않았다. 동족상잔의 처절한 비극에 장성 갈재도 엉엉 소리 내어 울었을 것이다. 산신령이 있다고 하면 그도 넋을 잃지 않았겠는가. 그런데 오늘은 무심한 하늘에 구름만 떴다. 바람은 고요하기만 하다. 70년이 지났어도 휴전선에서 들리는 소리는 아직도 불안하다. 언제나 진정한 평화가 올 것인가.

본명은 용제. 1922년 불문(佛門)에 귀의하고 만해 한용운의 지도로 조선불교학인연맹에 가담하였다. 1929년 조선일보에 동요 ‘엄마가락지’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6·25 이후에는 교육계에 투신해 광주서중·광주일고 교사 등을 지냈다. 1982년 불교 총화종 종정에 추대되었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가 아들이며, ‘사랑굿’의 시인 김초혜가 며느리다.


유자효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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