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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준석 칼럼] 저스트 머시(Just Mercy)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작년 말에 개봉했던 화제작, 저스트 머시(Just Mercy)를 최근에 봤다. 많은 독자가 느꼈겠지만, 올해 5월에 있었던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의 죽음으로 인종차별에 대한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인식이 높아졌다. 이 영화의 배급사인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 Pictures) 또한 일반 대중의 인종차별에 대한 이해도가 더 깊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6월 한 달간 영화를 무료로 공개했는데 많은 사람이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영화로 제작되기 전 2014년에 출판된 동일 제목의 책은 뉴욕 타임스(New York Times)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고 그동안 미국의 사회적 불평등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한 브라이언 스티븐슨(Bryan Stevenson)은 델라웨어(Delaware) 주 출신의 흑인이다. 저스트 머시에서 저스트(Just)라는 단어는 ‘오직,’ ‘단지’라는 뜻도 있지만 ‘공정,’ ‘공평’한 뜻도 있다. 머시(Mercy)는 ‘자비’라는 뜻도 있지만 사법계에서는 ‘감형,’ ‘사면’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제목이지만, 저자는 이 제목을 쓴 이유가 美 사법체계가 연민(compassion)과 자비(mercy)를 결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스티븐슨은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 주의 기독교 대학인 이스턴 대학(Eastern University)을 1981년에 졸업하고 하버드 로스쿨(Harvard Law School)에 진학한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는 로스쿨 진학 전부터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일에 관심을 가졌었다. 그는 로스쿨 재학 당시 사형선고를 받은 가난한 죄인들을 변호해주는 美 남부의 비영리 로펌(law firm)에서 일했고 졸업 후에도 이 일에 헌신하기로 마음먹는다.

영화 저스트 머시는 스티븐슨이 변호사 초창기 시절인 1989년도부터 앨라배마(Alabama) 주에서 활동한 내용을 다룬다. 그는 살인죄로 사형선고를 받은 월터 맥밀리언(Walter McMillian)을 만난 후 이 사건을 검토했는데 수사기록에 허점이 너무 많다는 것을 발견한다. 맥밀리언이 단지 흑인이라는 것 때문에 부당하게 기소되었음을 발견한 그는 사건을 다시 조사했고 긴 시간의 공방 끝에 1993년 앨라바마 주 대법원(Supreme Court of Alabama)에서 무죄 선고를 이끌어낸다. 이 과정 속에서 스티븐슨은 살해 협박을 비롯해 일을 방해하는 각종 모략을 경험하지만 믿음과 신념을 가지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영화에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이제 이일을 시작한 지 30년이 지났다. 그는 지금까지 140명이 넘는 사형수의 목숨을 구했고 그 과정에서 다수의 사건을 美 연방대법원(U.S. Supreme Court)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개인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 된 이 현실에서 스티븐슨의 헌신은 우리에게 많은 바를 시사하고 있다. 하버드 로스쿨 졸업 후 어디든 가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그는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 중의 하나인 감옥으로 향해 사형수들을 무료로 변호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2014년, 한 매체(Evangelicals for Social Action)와 했던 인터뷰에서 그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지금까지의 모든 결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을 나눈다. 기독교 대학을 졸업하고 본인이 가지고 있던 기독교 세계관을 직업과 연계하여 섬기고자 했는데 가난한 수감자를 돕는 것이 직업으로 연결된 것이었다. 사회적 책임감을 하나님이 주신 능력으로 발휘할 수 있는 섬김이었기에 그에게는 이 일이 기쁨이고 축복이었던 것이었다.

기독교 대학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필자도 스티븐슨의 일생을 돌아보며 이것이야 말로 기독교 교육의 핵심이자 이 교육이 맺고자 하는 열매임을 되돌아봤다. 지식 전달도 교육의 일부이지만, 기독교 교육의 핵심은 학생들이 성경을 기반으로 한 세계관을 가지는 것이고, 또한 이를 통해 그들이 삶의 모든 부분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마 6:33).

저스트 머시를 보며 한동대학교의 故 김영길 초대 총장이 늘 외쳤던 ‘공부해서 남 주자’라는 말이 머릿속을 계속 스쳐 지나갔다. 공부를 하는 이유도, 삶을 사는 목적도 오직 하나님이라는 것을 스티븐슨이 잘 보여준 것 같아 감사했고, 이러한 예를 통해 더 많은 학생이 기독교 교육을 통해 남을 위해 사는 삶을 살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바이다.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 6:3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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