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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사색] 권리보다 도리를

어느 것이 먼저냐 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는 평범한 말 일수 있지만, 학문적 이론의 세계에서는 치열한 논쟁거리가 될 만큼 인간이 살아가면서 먼저 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를 알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신이나 사회에 대해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책임을 지고 대답해야 하는 존재다. 자신이 갖는 권리가 먼저 인지, 아니면 인간관계 속에서 해야 할 도리가 먼저인지를 알고 사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 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해야 할 도리를 가르친 현인들이 많다. 주전 4-3세기 철학자들은 인간 권리보다 도덕적 이치를 중점적으로 가르쳤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관계 도리를 가르쳐, 친구와의 우정론을 발전시키기도 했다. 공자도 “예절”이라는 도리를 세운 학자다. 그는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것은 권리보다 예가 먼저인 것을 알아 예법을 가르쳤다. 이러한 인물들의 차원을 넘어 예수님도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먼저 구하라 말씀하셨다. 자신의 권리보다 믿음으로 하나님의 성품인 “바름”이라는 도리를 먼저 찾을 것을 말씀하신 것이다.

권리를 먼저 강조하면 존재할 바탕이 되는 환경이나 사회에 대해 이기적인 인간이 될 수 있고, 도리를 먼저 찾으면 자신의 존재성을 무시하는 처사가 될 수 있어 정말 논쟁에 대해 심사숙고하게 된다. 그것은 그만큼 대답을 하거나 규정하기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그 시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타난 현실을 가지고 추적해 가면 된다. 오늘의 현상을 보고, 먼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보면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먼저 행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현시대로 보면, 도리라 생각한다.
이 시대를 보면 공공의 가치를 존중하는 도리보다 자기 우선권, 즉 권리행사를 먼저 하는 풍조가 심하게 나타나 있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천부적 권리와 조직적 혜택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일, 자유의 남용인 방종, 준법정신 소홀할 뿐만 아니라, 너무 잡스러운 권리를 찾고, 그 마저 지나치게 주장하는 것이나, 사소한 일에 고소나 고발하는 행위 등은 권리 우선주의 행동상황을 증명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권리를 앞세우게 된 역사는 계몽주의 이후 엄격한 군주독재에 대한 반 각성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부터다. 엄격한 독재 군주로부터 억눌렸던 권리를 찾고자 크게는 영국에서는 명예혁명, 프랑스에서는 시민혁명이 일어나게 되기도 했다. 20세기에는 진보 학자들에 의해 인간 권리에 대한 운동, 즉 인권 같은 것들이 활발하게 나타나 권리와 도리의 균형을 넘어 도리보다 권리를 앞세우는 시대사조가 만들어져 가고 있기도 하다.

미국도 독립 이후 자유의 정신에 대해 책임과 의무이행의 도리에 충실한 결과 세계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위상을 세워 갈 수 있었다. 국민의 도리로서 책임과 의무이행은 안정적 질서를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 어느 사회든 마땅히 해야 할 도리보다 권리를 먼저 앞세우면 사회적 갈등이나 혼란을 맞게 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미국은 1962년, 종교의 자유라 하여 권리부터 강조하므로 학생들 사이에 지켜야 할 도덕적 교육을 가르치지 않은 것이 학교 내 빈번한 폭력이나 총기사고 발생 원인 중의 하나라 보기도 하는 것이다.

삶에서 권리를 도리보다 먼저 내세우면 이기적인 사회가 된다. 왜? 개인의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인간관계의 질서가 흐트러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는 배려나, 양보 같은 유기적 요소가 없어 짜증 나고, 시끄럽고, 불안한 사회가 되기 쉽다.

도리는 그 가치의 의미는 크나 작은 것을 실행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인간 사회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사는 것이 도리를 다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권리보다 살아가는 삶의 도리를 먼저 행한다면 좀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장석민 목사 / 빛과 사랑교회 담임, 언더우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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