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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전설이 된 코비의 '두 번째 인생'

"코비 브라이언트는 요절해 전설로 남고 싶어했다."

그의 ‘절친’인 전 NBA 수퍼스타 트레이시 맥그레이디는 27일 ESPN 프로그램 ‘더 점프’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입만 열면 빨리 세상에서 떠나고 싶다고 했다. 마이클 조던을 넘어서고 요절해 전설로 남고 싶어했다.”

코비 사망 후속 보도는 팬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NBC에 따르면 가톨릭 신자인 코비는 26일 오전 7시에 차녀 지아나와 뉴포트비치 성당에서 기도한 뒤 존 웨인 공항에서 오전 9시6분 헬리콥터를 탔다. 그리고 한 시간도 안 돼 변을 당했다. 뉴욕포스트는 미망인 바네사가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고 친구들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코비와 바네사가 헬리콥터에 절대 함께 타지 말자고 약속한 내용도 보도했다. 나이키 온라인 매장은 코비 관련 상품이 매진됐다.



레이커스는 구단 임직원들을 위해 정신치료 상담원들을 초빙, 개별상담을 하고 있다. NBA 사무국은 28일 예정된 레이커스 대 클리퍼스 경기를 연기했다.

지금 스포츠 세계는 아프다. 세계 최대 단일 경기인 수퍼보울이 4일 앞으로 바짝 다가왔지만 풋볼 얘기는 사라졌다.

그만큼 코비는 의미가 큰 스타였다. 그의 삶에 대한 집념과 자세는 많은 이에게 영감을 줬다.

NBA 로고를 제리 웨스트에서 코비로 바꾸자는 청원 서명운동도 실시됐다. 28일 오후 4시 현재 200만 명 이상이 서명했다.

코비를 발굴해 NBA 드래프트를 통해 레이커스로 데려온 주인공이 웨스트였다. 그는 지난 2011년 7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코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겁이 없다. 다른 사람이 뭐라하든, 이를 철저히 무시하는 독특한 능력이 있다. 또 그 정도 정신력이 있어야 수퍼스타가 되지 않겠나. 기본기는 단연 리그 최고다. 무엇보다 승부처에서 돋보이길 원하는 선수다. 그게 다른 선수들하고 다른 점이다.”

맥그레이디가 언급했듯, 코비는 조던을 뛰어 넘는 농구 전설이 되는 게 일생 목표였다. 코비와 조던은 플레이가 흡사하다. 필 잭슨 감독을 만나기 전까지 우승과 거리가 있었다는 점도 공통분모다.

두 선수 모두 때로는 이기적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조던은 6회 우승. 코비는 5회 우승.

조던이 더 위대한 선수일지 몰라도 플레이 스타일은 코비가 더 예술적이었다. 현란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인게임 덩크(in-game dunk)는 전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조던은 골프와 탁구, 포커 등 여러가지 취미생활을 즐겼지만 코비는 일과 취미가 모두 농구였다. 그래서 은퇴생활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

그런데 누구보다 순조롭게 제2의 인생을 열었다. 벤처기업가인 제프 스티벨과 함께 투자 회사 ‘브라이언트 스티벨’을 만들었고 월가에서 주식부자가 됐다는 뉴스가 나오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는 “농구만큼 내가 사랑하는 무언가를 찾았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고 했다.

또 단편 애니메이션 ‘디어 배스킷볼(농구야, 안녕)’을 제작해 이 부문 아카데미 상을 수상했다. 동화책도 여러권 집필했다. 폭스스포츠 베테랑 논객 스킵 베일리스는 “제2의 인생을 이렇게 멋지게 사는 스포츠 스타는 처음 본다”고 할 정도였다.

군 복무를 하던 1997년 아디다스 TV 광고를 통해 아프로 머리스타일의 코비를 처음 봤다. 그러다 2002년부터 LA에서 10년동안 그를 취재했다. 정치담당을 맡은 뒤에도 관심있게 지켜봤다. 그런데 그의 인생 스토리를 끝까지 볼 줄은 몰랐다.


원용석 디지털부장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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