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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자녀를 위한 교육 현장…영화 제작 참여하는 자폐 학생들

비영리 직업학교 익셉셔날마인즈
맞춤형 교육으로 취업 지원

두 대의 대형 컴퓨터 스크린 앞에 앉아 있는 제이콥 펜스터(27). 그의 두 눈은 화면에 보이는 파란색의 공에 고정돼 있다.

펜스터는 이 공을 마법의 구슬처럼 만드는 작업을 한다.

스튜디오에서 영화와 TV쇼 시각효과 작업을 하고 있는 펜스터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취업은 상상할 수 없던 장애인이다. 그가 앓고 있는 건 자폐 범주성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 때문에 스스로도 다른 자폐증이 있는 젊은이들처럼 실업자로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셔먼옥스에 있는 비영리 직업학교 '익셉셔널마인즈(Exceptional Minds.EM)'를 다니면서 취업에 대한 꿈을 갖게 됐다.

이곳은 만화나 시각효과에 자폐증을 갖고 있는 고교 졸업생들을 훈련시키는 직업학교다. 3년짜리 교육 과정을 마치면 대형 영화사와 계약을 맺은 익셉셔널마인즈 사내 스튜디오에서 시각효과 기술자로 일할 수 있다.



공영라디오방송 KPCC에서 최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EM에서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은 대형 영화사의 포스트-프로덕션 과정에 인턴이나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 직원으로 채용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학교에서 운영하는 EM스튜디오도 대형 영화사들과 자체적으로 계약을 맺어 졸업생들을 풀타임으로 채용한다. EM스튜디오가 그동안 맡은 작품을 보면 영화 캡틴아메리카와 어벤저스, 케이블채널 HBO의 판타지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 등이다. 대형 영화사에서 하청받은 일만 아니라 가끔은 공영TV방송인 PBS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방송되는 단편 만화를 제작하기도 한다.

이 방송에 따르면 이들이 담당하는 시각효과 작업은 화면의 배경을 칠하거나 원치 않는 장면이나 로고를 지우는 일이나, 타이틀 크레딧을 디자인하고 로토스코핑(사진이나 영화로 미리 찍어 이를 바탕으로 만화화해 가는 작화법과 그 장치)을 하는 일, 장면을 하나씩 보면서 캐릭터나 아이템이 배경과 다른 지 확인하는 일 등이다.

또 촬영하다 잘못된 장면을 수정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EM이 설립된 지는 불과 5년 전이다. 공동 창립자중 한명인 유디 베닛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폐 아들이 컴퓨터 프로그램 수업에는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폐 범주성 장애가 있는 젊은이들에게 맞는 교육과정을 추진하게 된 게 시작이 됐다.

학교 커리큘럼을 보면 취업 기회가 높은 애니메이션과 시각효과 교육을 중심으로 기초 데생, 디지털 페인팅과 포토샵, 촬영 후 편집과 시각효과를 가르친다.

학급 사이즈는 교사 1명당 4명이 지도하는데 전체 등록 학생은 30명 정도다. 3년 과정을 마치면 영화TV협회에서 주는 소프트웨어 자격증을 받게 되며 이후 취업을 하거나 인턴십 기회를 갖는다. 현재 10여명의 졸업생 중에서 풀타임으로 취업한 이들은 3명이다. EM은 최근들어 이름이 알려지면서 등록하려는 대기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밖에도 12살 이상 자폐 어린이를 위한 애프터 스쿨과 2주 과정의 서머스쿨도 운영한다.올 여름 서머스쿨에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초 지식을 가르치고 있다.

벤자민 맥스너 부학장은 "자폐증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사회적 관계를 맺는 걸 잘 못하지만 특정한 분야는 굉장히 뛰어난 실력을 발휘한다"며 "그래서 이들 학생이 직장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문제해결 능력이나 시간관념 및 관리법, 대화법 등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맥스너 부학장은 "우리의 목적은 이들이 독립적으로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교육 과정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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