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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여교사와 틴에이저의 사랑?

하루가 멀다하고 여교사가 자신이 가르치는 10대 남학생과 성관계를 맺어 체포됐다는 뉴스가 들려오고 있다. 특히 요 근래 경찰서에서 머그샷을 찍은 여교사들 대부분은 20~30대 유부녀이고 그들이 유혹한 대상은 14세 안팎의 중학생이다. 여교사들이 건드린 대상이 이제 갓 틴에이저에 들어선 중학생이라는 점에서 경찰은 물론 언론들도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다.

플로리다주 탬파에 있는 중학교에서는 결혼한 지 1년도 안된 여교사가 자신의 집과 차 안은 물론 교실에서까지 14세 남학생과 성관계를 가진 것이 드러나 체포됐고 콜로라도주 웰드카운티에서는 24세 여교사가 섹스 제안을 거절한 14세 남학생을 집에 데려다준다며 차에 태워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여교사는 학생에게 먼저 키스하고 자신의 누드 사진을 보내고 두려워하는 학생을 안심시키는 등 1년을 치근거린 끝에 성관계를 해 성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여교사들의 성범죄가 마치 신드롬처럼 미 전역에서 벌어지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방 법무부가 운영하는 성범죄자관리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교사 등 교직원 800명이 학생을 상대로 한 성범죄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중 3분의1이 여성이었다. 전체 성범죄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인 것과 비교하면 학교 성범죄의 여성 비율은 무려 3배나 많다.

그런데 문제는 여교사와 남학생 제자의 성관계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이나 법적인 잣대가 남자교사에 비해 훨씬 관대하는 것이다. 남자교사가 여학생을 건드리면 '약탈자'라는 취급을 받으며 지탄의 대상이 되지만 여교사의 경우 나이를 초월한 금지된 사랑을 했다거나 서로 합의한 관계라거나 여교사에게 심리적인 장애가 있었다는 식으로 미화하는 경향 마저 있다. 뉴저지주 스타 레저 신문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교사 성범죄 사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같은 혐의에 대해 남자교사는 54%가 징역형을 선고받고 평균 2.4년을 복역했지만 여교사는 44%만이 감옥에 가 평균 1.6년을 복역했다.



여교사와 남학생의 성관계가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때가 있다. 1997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30대 여교사 메리 케이 레토너가 12세 제자와 사랑에 빠져 아이까지 낳은 사건이었다. 이미 네 아이의 엄마였던 그녀는 아동 성폭행 혐의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다시는 남학생을 만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3개월 징역형에 그쳤다.

그러나 출소 후 다시 남학생을 만난 것이 들통나 7년 징역을 살고 그 남학생이 21세 되던 해에 결혼했다. 여교사와 어린 제자 러브스토리에 정점을 찍은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39세에 대통령이 된 마크롱은 부인이 25세 연상이다. 마크롱이 15세 고등학교 10학년 때 프랑스어 교사였으며 연극 동아리 리더와 담당 교사를 하면서 사랑에 빠졌다. 둘의 관계에 놀란 부모가 마크롱을 파리 학교로 전학시켰지만 둘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자녀 3명을 둔 여교사 브리짓 트로뉴는 이혼하고 파리로 가 마크롱과 결혼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러브스토리 탓인지 머그샷을 찍는 여교사 중에는 죄의식이나 수치심을 느끼기는커녕 환하게 웃는 사람까지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성년자와 성관계는 성범죄다. 아동 포르노물 소지만으로도 최대 징역 10년이 가능한데 직접 성관계는 아무리 사랑으로 포장한다고 범죄 행위다. 어린시절의 왜곡된 성경험은 트라우마가 돼 어른이 된 후에도 상처가 될 수 있다. 학교와 사법당국이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학부모라도 눈에 불을 켜고 자녀를 지켜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신복례 / 외신담당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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